백두대간 설악산구간 산행기
한계령~대청봉~공룡능선~마등령(15.3km)
접속구간 ; 마등령~백담사(7.4km)
02;40~14;40. 14시간소요
설악산(雪嶽山)
한가위 때에 내리는 눈이 하지에 이르러야 녹는다 하여 설악이라 했고, 눈에 덮인 경치가 아름답고,
또한 신성하며 숭고한 산이란 뜻으로 설산(雪山)·설봉산(雪峯山)이라고도 불렸다는
백두대간 한계령에서 시작하는 남한 끝자락에 위치해 있는 설악산,
위로 금강산(1,638m)과 아래로 오대산(1,563m) 사이에 우뚝 솟은 명산,
주봉인 대청봉은 남한에서 한라산(1,950m), 지리산(1,915m)에 이어
세 번째 높은 산(1,708m)으로, 남설악, 내설악, 외설악 등으로 구분하고,
서북능선, 공룡능선, 화채능선, 용아장성능 사이로
천불동계곡, 수렴동계곡, 가야동계곡 등을 품고 수많은 소와 폭포들이 수려한 절경을 자랑하며,
백담사, 신흥사 봉정암 오세암 등 유명 사찰이 있어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이미 계절은 장마를 예보하는 여름, 녹음 우거진 설악의 속살에 푹 파묻혀보자.
밤길을 부지런히 달려온 버스가 한계령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산행준비를 하고있다.
여느 고개와 마찬가지로 한계령 정상에도 깊은 생채기 내어
휴게소란 이름의 자동차 타고 오가는 사람들 먹고 배설하고 하는 편의시설이 있다.
지난해엔 보지 못했던 오색령이란 표지석이 덩그러니 자리잡고,....
문헌상 한계령에 관한 최초의 지명은 세종실록지리지(1454년)의 소등라령(所等羅嶺)이다.
그후 조선후기 택리지,대동여지도 등에서는 "오색령"으로 부르고 있다.
한계령으로 이름 지어진것은 1968년 육군 3군단의 공병부대가 도로공사를
인제쪽에서 부터 시작하여 인제군 한계리의 이름을 따 한계령이라 하였다.
서둘러 콘크리트 108계단으로 설악루에 오른다.
리모델링을 하여 깨끗해진 설악루,...
하지만 국립공원관리공단이나 지자체에서 전통양식으로
웅장하면서도 날아갈듯한 누각으로 지었으면...
공사 당시 희생된 열분의 장병을 위한 위령비와 지킴터를 지나산행을 시작한다.
함박꽃을 찍은것 인데 등로를 걷는 산객들도 같이 찍혔다.
메마른 등로에 많은 산객들이 줄지어 걸으니
먼지가 부옇게 날아오르는 것이 헤드렌턴의 불빛에 보인다....
지난번 이곳을 오를때보다 등로가 많이 정비되어 있다.
하늘엔 달도 밝고....
대간종주기를 올리는 다른이들은 구간마다 시간를 체크하여
분 단위로 기록을 하는데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나는
한계령에서 삼거리 이정목까지 얼마의 시간이 소요되었는지 모른다.
동쪽 하늘에 여명이 시작되지만 일출은 대청봉 넘어에서
시작하므로 감상하지 못한다.
서북능선은 끝청 가까이 갈때까지 대부분 거친 너덜길....
새벽잠에서 깨어나는 점봉산, 가리봉과 주걱봉, 귀때기청봉....
용아장성의 우람한 암봉들도 서서히 기지개를 켠다
대청과 중청의 실루엣...
하얗게 꽃을 피운 마가목,가을의 설악에서는 빨갛게 익은 마가목열매의 아름다운 경치를 볼수있다.
중청까지 절반을 왔구나...녹음 우거진 숲에서는 이름모를 향기가 풍겨온다.
조금 공간이 있어 여러사람들 쉬는 틈에 끼어 앉아 빵쪼가리로 간식을 하는데
옆자리의 웬 아주머니, 빵이 맛있어 보인다며 달라고 하는데 내 대답 曰
"오늘 내 갈길이 멀어 식량사정이 어찌될지 몰라 드릴 수 없다" 며 거절을 하니
"세상에...산에 와서 먹을거 달라는데 주지 않는 사람, 처음 본다" 며 기가 막히다는 표정이다.
이런 제기럴, 졸지에 빵 한 덩어리때문에 인심 고약한 인간이 되어 버렸다.
자기들 시원하고 맛나게 먹고있던 오이 한조각 주지는 아니하면서
감히 심성이 비단결 같은 갱섭이를......
세잎종덩굴...
끝청이 가까워 오는구나, 사스레나무 개선문을 지난다....
쉬고있는 자유인 14기 대원들,
8기 선배님께서도 함께 걷는다, 이분 걷는 것을 뒤에서 보면
살집이 없는 늘씬한 몸매로 살랑살랑,휘청이듯이 걸으시는데
소정 변관식선생의 산수화속 인물의 걸음걸이 같이 느껴진다...
끝청의 그림자가 지나온 능선과 묘한 조화를....
끝청에 도착한다. 지리산은 상(천왕), 중, 하봉으로 부르지만
설악은 대,중, 소, 끝, 귀때기청 봉으로 나누어 부른다,,,
처음으로 설악에 왔을때 수렴동 계곡을 걸으며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내머리 바로 위에 줄지어 있던 용아장성능의 봉우리들에
신기해 했던 기억이....
奇巖 아래에 자리잡은 봉정암의 파란 지붕이 보인다.
아기 공룡...
중청대피소너머 대청이 듬직하다..(하지만 저 오름도 만만치는 않치,,,)
중청삼거리 이정목에서 이석규님,시후랑님,그리고 우리(?)파비앙...
한번 더...
파비앙 독사진...
중청대피소에 배낭을 내려놓고 대청엘 오른다...
희운각대피소의 지붕 위로 원 대간능선을 보니 혼자서라도
원 대간능선으로 내려가고싶은데, 아차... 배낭을 벗어놓고 왔구나....
멀리 동해 바다가 보인다.
눈잣나무 군락....심한 바람에 제대로 자라지못하고 땅에 바싹 엎드려있다.
중청의 커다란 골프공, 하나는 흰색이지만 하나는 회색인지 잘 모르겠다.
아마도 옥황상제께서 골프공으로 놔두고 곧 티샷을 하려는가? 공 하나는 백두산 천지로,
또 다른 하나는 한라산 백록담으로 홀인원 날리는 날 통일되어 백두산까지 대간길 이어졌으며 좋겠다.
이제 걸어야 하는 대간길...(공룡능선)
한무더기 소담하게 피어있는 범꼬리, 오래만일세...
유산객이 너무많아 정상석은 얼굴도 못보고 돌아선다.(어느해 가을의 대청 일출...)
대피소로 돌아와 일행들과 점심을 먹지만 심한 허기에 사진 한장 남기지 못하고
행복한?님께서 준비해온 쌈과 우렁쌈장을 반찬으로 아침을 맛나게 먹는다....
꽃개회나무...
소청의 봉정암과 희운각 갈림길에서 오른편 내리막길로 향한다.
희운각까지 1.3㎞ 구간은 가파른 내리막 계단길의 연속이다.
급경사지역은 목재나 철제 계단이고 나머지는 모두 돌계단을 설치하였다.
점점 가까워지는 공룡능선... 저 곳을 넘는 길은 어떤 길일까?...
어디 한번 맛을 보자....
희운각(喜雲閣)
1969년 2월 천불동계곡의 최상류인 죽음의 계곡에서 히말리아 원정대가 동계훈련를 하던 중
눈사태로 젊은 산악인 10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희운(喜雲) 최태묵 선생이 자신의 재산을 희사하여 산장을 지었는데
그 분의 호를 따 희운각 산장이라 명명했다고 한다.
나는 평소에 가급적이면 대피소를 잘 들르지 않는다. 우선은 산장이라 해야 할 곳을
대피소라 부르는 공단의 처사가 영 못마땅하다.
대부분의 산행객들이 쉬어가거나 하룻밤 묵어가는 산장을 대피소라니,
대피소(待避所)란 비상시에 대피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곳을 이르는 말이고
이름대로라면 물품 팔지 말고 비상시에 대비하여 구호물품 비치해 둬야 할 것 아닌가?
그리고 산에까지 말술과 돼지고기 지고 와서 굽고 마시고 떠들고 하는 유산객 꼴도 보기싫다.
식수로 2리터를 준비해 왔는데 무더운 날씨에 거의 다 마셔서 2리터 생수를 한병을 3,000원에 산다.
그러고도 오세암과 영시암에서 식수를 보충했으니 도데체 얼마를 마신건가?...
앞으로 날이 점점 더 더워지면 식수도 그만큼 더 짊어지고 다녀야 되겠지....
무너미고개부터 길은 매우 가파르다. 암벽의 아주 위험한 구간은 와이어로프를 설치하여
천천히 조심하면서 오른다.
자! 이제 공룡의 날등에 올라타 보자....
공룡능(恐龍陵)
공룡능선, 무너미고개 부터 마등령까지 5.1㎞ 능선구간으로
그 생긴 모습이 공룡이 용솟음치는 것처럼 힘차고 장쾌하게 보인다하여 공룡능이라 불린다고 한다.
신선봉의 오름이 생각보다 가파르고 거칠다.가뜩이나 더운 날씨에
바람한점 없으니 땀을 비오듯 흘리지만 한걸음,또 한걸음 내디딘다...
신선봉의 안부에 도착 한숨돌리며 쉰다. 이제 공룡능의 오분의 일을 지났구나...
바위틈의 금마타리,오늘 여기서(공룡능) 솜다리 한포기라도 만날수 있으려나....
범봉 넘어로 울산바위의 웅장한 모습이 보인다.
(지난해 여름의 어느 햇살좋던 날, 저 곳에 간 갱섭이,
햇살을 받아 여인의 속살처럼 뽀얗게 빛나는 바위의 색갈에 뿅 갔었다는...)
멋진 경치를 보여주는 공룡의 날 등들...
천화대를 지나는 중인가?, 커다란 암봉 옆으로 등로가 지나간다...
오르면 오른 만큼 다시 내려가고...오르 내림이 심하게 계속된다.
오! 반갑구나 금강봄맞이...어떻게 바위 틈에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울수 있었을까,
가까이 다가가기 여려운곳이라 멀리서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을....
지나온 신선봉의 뽀죽한 봉우리....
금강봄맞이 한무더기를 만난다. 꽃이 워낙 작아서 카메라를 가까이 들이대고
담고 싶지만 당겨찍으면 꽃이 흐려지는 싸구려 똑닥이 내 카메라....
희안하게 생긴 바위들을 지나 점점 1275봉 쪽으로....
등에 뿔난 거북이?....
나한봉도 한번 당겨보고....(공룡의 머리부분)
공룡능의 맹주 1,275봉, 위용에 걸맞는 이름 하나 지어주어야.....
어느 분이 산행중 이곳에서 유명을 달리하셨나?.
동판이 가파른 곳에 있어 확인 불가....
지나온 천화대의 암봉들....
천화대 넘어서면서 올려다 보이는 1275봉, 저 높은 곳 우회하겠지?
설마 넘기야 할까? 라고 기대했는데, 길은 기대를 저버리고 가파르게 이어지고 있다.
서북능선 초입에선가 발목를 접질린 대원, 아픈 내색 전혀없이 꾸준한 템포로 걸음을 옮긴다.
참으로 대단한 정신력이고 참을성이다.
1,275봉의 안부에 도착한다. 이로서 공룡의 절반을 온 셈인가?....
나한봉 이전의 아정목에서 폼(?)을 잡는 파비앙과 시후랑님,
그들을 향해 카메라를 들이대는 수평선님, 모두를 나의 모델로....
누가 이 단단한 바위에 막대기를 꽂아 놓으셨나....
저 곳이 마지막 오름일까?...
시간이 얼마나 되었을까?.하고 궁금해 하니 12시 쯤 되었다는 일행의 대답이 돌아온다.
어제 집에서 지도를 대충 훑어보았을때 마등령에서 백담사까지의 거리가 8km쯤은 되겠던데
나머지 거리 약 9km라고 보면 세시간에 걸을 수 있을까?....
세존봉 너머로 울산바위, 또 그너머는?... 아마도 바다겠지...
우리나라의 유명산에는 불교와 관련되는 용어가 많다. 세존(복덕을 구유한 자)
또한 싯달타(석가모니)를 존경하여 부르던 존칭 중 하나다.
여래, 응공, 정변지, 명행족, 선서, 세간해, 무상사, 조어장부, 천인사, 불타, 세존....
설악산에 있는 바위를 왜 울산바위라 할까? ...
마지막 밧줄이라며 환호성을 지르던 수평선님, 커다란 체구의 펑퍼짐한 엉덩이로
위에서 내려다보는 파비앙과의 중간에 오르고 있는 시?라고 부르는 여인을
완존히 가리는 만행을 저지르시네...ㅠㅠㅠ
한번 더 된비알의 돌너덜을 오른다.
가파른 암봉에 뿌리내리고 아름다운 꽃을 피운 개회나무,
참으로 자연은 경외스러워라...
지나온 공룡의 능선뒤로 대청과 중청의 모습이....
외설악의 깊은 계곡엔 여름이 한창이고 화채능선 끝자락 넘어로
속초시의 모습이 박무현상으로 희미하다.
모처럼 평판한 길을 만나지만 그마저도 겨우 20m 의 돌너덜길...
드디어 마등령의 너른 공터에 도착한다
마등령(馬等嶺1,260m)
말의 등처럼 생겼다고 하여 이름 붙였다는 마등령은
무너미고개에서 시작되는 공룡능선이 끝나는 지점이다.
둘레둘레 마등령의 마스코트 독수리상을 찾아보지만 어디로 날아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이곳에서 대간길은 접고 오세암쪽으로 하산한다.
오세암에서 식수를 한번 더 보충하고 영시암을 거쳐 백담사를 향해 부지런히 걷는다.
길 가의 다람쥐, 사람을 전혀 겁내지않고 스틱으로 건드리니
귀찮다는듯 옆의 나무에 올라간다.
땀에 흠뻑 젖은 몸이 꾸꿉하여 빨리 버스있는 곳에 가서 몸을 씼을 생각에
그야말로 뭐(?)에서 요령소리 날 정도로 걷느라 이후 구간에서는 사진찍는것도
잊어버려 몇해전의 이곳 사진으로 마무리를 한다.
오늘 걸은 공룡능선 구간은 처음 가는 곳이고 제법 산길을 잘 걷는
사람들도 5.1km의 공룡구간을 다섯시간 정도로 주파한다는, 난 코스로 알려진 곳이라
은근히 긴장도 하였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어렵지않게 산행을 하였다.
백담사에서의 하행 버스도 쉽게 타고 산악회 버스있는 곳에 도착해
백담계곡의 맑은 물에 개운하게 몸을 씼은후 맛있는 음식과 시원한 술잔을 나누곤 귀경길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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