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근교의 산

주흘산 가을산행

갱섭이 2017. 10. 23. 11:53



주흘산 가을산행

2017년 10월 22일 맑음

1관문~주봉~영봉~2관문~원점회귀

약13km  6시간 소요




아픈 무릎치료하느라 올 가을에는 단풍산행을 포기하고 있었는데

지난주 장안산을 다녀온후 가로늦게 가을바람이 들어버려

주말이 다가오니 어디로 가을마실을 갈까 궁리를 하게되었다.

단풍이 빼어나기는 단연코 서락이 제일이지만 그곳은 골짜기마다 더듬어 본 곳이니

다른 산을 생각하다 어느해 고속도로를 달리다 바라본

산그리메가 아름다웠던 경북의 주흘산을 목적지로 아침 일찍 일어나

커피 한포트 내리고 과일 몇쪽 깍아담고  드라이브인 맥도날드에서

햄버거 하나 포장해서 문경새재주차장에 도착하니 시간이 열시가 훌쩍 넘어있다.... 



        

                              

* 문경을 지켜주는 영산, 주흘산 *
주흘산은 조령산, 포암산, 월악산 등과 더불어 소백산맥의 중심을 이루며

 산세가 아름답고 문경새재 등의 역사적 전설이 담겨 있다.

 또한 예로부터 나라의 기둥이 되는 큰 산(中嶽)으로 우러러

 매년 조정에서 향과 축문을 내려 제사를 올리던 신령스런 영산(靈山)으로 받들어 왔다.

 문경의 진산(鎭山)이기도 한 주흘산은

 ‘우두머리 의연한 산’이란 한자 뜻 그대로 문경새재의 주산이다.
 
남쪽의 중부내륙고속도로나 3번 국도를 타고 진남교반을 지나

 마성면 너른 들판에 들어서면 앞쪽으로 기세 당당한 산이 하나 버티고 있다

 한눈에 비범한 산이 아님을 알 수 있으며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 속이 후련할 정도다.

 양쪽 귀를 치켜세우고 조화롭게 균형미를 갖춘 산세에

 주변의 모든 사물이 이 산의 기세에 그만 압도당하고 만다.
 
옛 기록에는 영남(嶺南)이니 교남(嶠南)이니 하는 명칭이 다 이 산과 관련된 것이라 적고 있다.

 영남(嶺南) 지방이라 할 때 영남이란 충청도와 경상도를 나누는

조령(鳥嶺)을 기준으로 영(嶺)의 남쪽에 있다하여 영남이라 불렀다.

 또한 교남(嶠南)이란 중악(中嶽)인 주흘산 남쪽의 지방을 일컬어 교남이라 불렀다.

 조령과 주흘산이 큰 산줄기에 함께 위치하고 있어

 영남이나 교남이나 같은 의미로 영남지방을 뜻하는 말로 보면 된다.

 옛 기록에는 주흘산은 돌산이 치솟아 그 기세가 웅장하고 뛰어나며,

 영남의 산천은 성질이 중후하여 명현(名賢)을 배출한 동방인재의 부고(府庫)라고 말했다.
 
* 주흘산의 다양한 볼거리 *
주흘산의 동쪽과 서쪽에서 물줄기가 발원하여 신북천과 조령천으로 흘러드는데,

 이 물줄기들은 곳곳에 폭포를 형성한다.

 그중 유명한 것이 발원높이 10m의 여궁폭포와 파랑폭포이다.

 산기슭에는 혜국사(惠國寺)가 있고,

 주흘산과 조령산 가운데에 난 계곡을 따라서는 문경관문(聞慶關門)이 세워져 있다.

 그리고 해발 520m에 위치하는 혜국사는

 신라 문성왕 8년(846) 보조국사 체징(體澄)이 개창한 고찰로

 고려 말 홍건적이 쳐들어왔을 때 공민왕이 난을 피해 이곳에 머물었다는 일화로 유명한 절이다.




결실의 계절 가을, 이곳에서 재배한 농산물로 축제를 하고있어

판매부스와 그를 찾는 사람들로 도로 복잡하고....



불우이웃을 돕는다고 촌지를 각출하는 엉터리(?) 가수의 공연도 한참이다.





제일 관문을 지나서 오른쪽으로....



숲은 푸른 색갈의 여름 옷을   화려한 가을색으로

 갈아입기 시작하였구나....



담쟁이넝쿨은 붉게 물들었고...




고도를 높여가니 붉게 물든 단풍이 보이기 시작하네...





등로 초입에 한포기 보라색 쑥부쟁이 함초로이 피어있는 것을

걷다보면 또 만날것이라고 그냥 지나쳤는데 ...

쯧....이렇게 꽃을 보기 어려울줄 알았다면 카메라에 담아올 것을....



여궁폭포까지 올라오는 유산객들의 소란스러움이

마음에 들지않지만 혼자 걸을수는 없으니....



 올라오는 사람이 많으니  다양한 숲의 색갈을 감상하며

천천히 걷는다...







혜국사와 주봉의 등로가 나뉘는 곳을 지나니

산객이 많이 줄어 조용히 사색하며 걸을 수 있게된다.

 




절반이상 올라왔으니 잠시 쉬며 과일을 꺼내 먹었는데

 깍아서 가지고 온 배의 달콤한 냄새를 맡았는지

박각시나방 한마리 날아와서 손바닥을 더듬이로 핥는데(?)

더듬이와 날개짓의 느낌이 얼마나 간지러운지....

귀엽고 사랑스러운데 움직이면 달아날것이고

손바닥에서 움직이니 카메라를 꺼낼수도 없어서

가만히 노는 모습만 바라보니 20~30초 쯤 머물다 날아간다.

3~4cm 정도의 크기인 저 나방을 8년전 쯤 북한산 자락 평창동에서

처음 만나 3년정도 초여름에 같은 장소에 찾아가 기다리다 만나곤 하였는데

 손으로 그 날개짓의 감촉을 느낀것은 또 새로운 경험이구나...

그때 담아두었던 박각시나방의 사진,

  




나무사이로 보이는 하늘에는 하얀 구름이 춤을 추고....

(강원,경상지방에는 태풍의 영향으로 강풍예보가 있었다)




대궐샘을 지나며 시원한 샘물 한바가지 들이키고....




가파르지는 않지만 엄청나게 긴 계단을 오른다.

다음에 이곳에 다사 온다면 몇개나 되는지 세어보리라....




계단이 끝나니 부드러운 마루금이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가을속을 걷는다....




등산로가 아니라는 표지판 뒤로 들어서니 등로에서는 보이지않던

수직의 절벽이고 그 아래로 가을빛으로 물들어 가는 산자락과

 문경시가지가 펼쳐져 있다.






놀면 놀면 걸어 주봉에 이르렀다...

8~900m 정도의 산이려니 하였었는데 1000m가 넘는 산이었구나...



운달산에서 단산으로 이어진 산줄기와....



선암산과 오정산이 나란하고....



관봉 너머로 황학산과 이곳과 비슷한 높이의 백화산이 자리하고 있다...




남동쪽은 조망이 시원한데

백두대간 줄기가 지나가는 북서쪽은 숲에 가려 보이지 않는구나....



영봉 가는 길....

이곳의 나무들은 벌써 옷을 벗어 쓸쓸한 느낌의

아무도 없는 등로를 혼자서 걷는다... 




할 만큼은 했단다
나의 할 일을
주어진 내 역할을..

이젠 다 마치고
홀가분하게

자유의 몸이 되어
마음껏

흩날리고 있단다

가고 싶은 곳으로
가고 싶은 만큼을
미련 없이

굴러 간단다

갈만큼 가다가 편안히
멈추어 선 그 곳이
바로

나의 보금자리

자그만한 흔적 남길

내 터전 이란다   

                               오  보  영


                                낙엽의 노래



 

주봉에서 영봉으로 이어진 마루금에서 조령산에서 신선암봉으로

이어지는 대간줄기를 바라본다....

바위를 타고 넘는 재미있는 구간이었지....

잠시 그시절도 되돌아보는 상념에도 빠져들고....




그때 신선암봉에서 바라본 주봉에서 영봉까지 주흘산 ....



뒤돌아본 걸어온 능선....


 

영봉이 주봉보다  30m 더 높구나....



시간이 넉넉하다면 부봉을 지나 부봉삼거리로....

거기서 동화원을 지나 3관문으로 걸으면 등로가 부드러운

가을 숲을 걸을수 있겠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하산하는데 울퉁불퉁한 돌길에 낙엽이 덮혀있어 조심조심 걸음을 옮긴다....  






얼마나 내려왔을까?

마패봉과 신선봉은 나무가지에 가려

제대로 보이지 않으니 그 모습 담을수도 없고

좌우의 계곡이 합치는 곳에서 개울을 건넌다...




내려오는 중에 꽃밭서덜이라는 이정표를 보았는데

서덜이란 돌무더기를 이야기하는 너덜의 이 지역 방언인가 보다.

이곳에 돌을 쌓고 기원을 하면 아들을 얻는다니

전국 각지에 있는 돌탑무더기들은 민속신앙의 흔적들인가?...



시야가 조금 터지는 곳에서 신선암봉에서 제삼관문으로 이어지는 대간길도 바라보고....



계곡 위에 뿌려진 낙엽....

한여름의 꿈을 간직한채 어디로 흘러가려나....





우리가 그리던 가을은

어디에서 왔기에

이렇게도

가슴을 휘감는 환희에

떨리게 하는가?...

붉은

가을 단풍에

내 마음도 함께 물든다......





고즈넉히 가을이 내려앉은 등로를

 호젓하게 홀로 걸으며 이런 저런 想念에 빠

걷다보니 2관문에 다다르고

수많은 유람객들에 휩싸인채 다시 속세로 돌아온다.




이 동원 가을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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