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봉산
남양주 세정사 계곡을 더듬어 오르다.
2018년 3월 18일 흐림
운길산역~ 세정사계곡~예봉산~적갑산~원점회귀
약10km 6시간소요,
지난주 수리산계곡에서 변산바람꽃과 반가운 만남을 가진후
또 새로운 만남을 기대하며 한주일을 보내고 일요일 아침일찍 일어나
어디로 꽃을 찾아 나설까?....
궁리를 하고있는데 전화기가 울린다....
받아보니 어렸을때부터 인연이 이어져오고 있는 선배가
충남 어딘가에 바람쐬러 가는데 같이가서 맛있는거 먹고
온천까지 즐기고 오자시는데 머리속에는 다른 생각이 가득한 나,
이제 잠에서 깨어나 모임 시간에 맞출 수 없으니
즐겁게 다녀오시라 핑계를 대어버린다.
죄송해요...오월 둘째주 명지산 산행까지는
꽃을 찾아 다닐것이니 없는 사람이라 생각하세요...
서둘러 행장을 갖추어 길을 나서 6번 국도를 따라서
봄처녀 제 오시네~
새 풀옷을 입으셨네 ~
하얀 구름 너울쓰고~
진주 이슬 신으셨네~
꽃다발 가승에 안고~
뉘를 찾아 오시는고....
우리 가곡 봄 처녀를 흥얼거리며 한강변을 달려
운길산과 예봉산 사이의 계곡을 더듬어 올라
적당한 곳에 주차를 하고
개울에 흐르는 맑은 물의 청아한 소리를 들으며 걸음을 옮긴다.
물소리,새들의 노래소리 들으며 2km쯤 걸었나?...
나를 지나쳐 올라간 여러대의 SUV 차량이 서 있고
거기서 제법 많은 사람들이 내려서 웅성거리고 있다.
삼각대...둘러멘 카메라등을 보니 뻔할 뻔자...
봄꽃 탐조를 나선이들...
그들을 지나쳐 세정사 좌측의 계곡을 더듬는다...
겨우내 두껍게 얼어있던 계곡의 얼음도 앏아지고
녹아가는 얼음 아래 제법 많은 수량의 물이 흐르고 있구나...
세정사의 누렁이(?)가 낮선 침입자를 보고 사납게 짖어댄다.
얘....내 취미가 너 같은 애들 된장바르기란다...
시끄러우니 그만 짖어라....
나도 가 아니고 너도바람꽃과 일년만에 만난다....
너도바람꽃은 입춘 즈음에 피기도 하는데,
절기를 구분해주는 꽃이라고 해서 ‘절분초’라고도 했다.
너도바람꽃은 우리나라 북부와 지리산, 덕유산 등
높은 지역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주로 산지의 반그늘에서 잘 자란다.
키는 5~10㎝ 정도이며, 잎은 길이 약 3.5~4.5㎝, 폭은 4~5㎝이다.
잎이 길게 세 갈래로 나누어지며, 양쪽 갈래는 깃 모양으로
다시 세 갈래로 갈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꽃은 흰색으로 꽃자루 끝에 한 송이가 피는데,
꽃의 크기는 지름이 약 2㎝ 정도 된다.
꽃이 필 때는 꽃자루에 꽃과 자줏빛 잎만 보이다가
꽃이 질 때쯤에 녹색으로 바뀌는 것이 특이하다.
꽃잎은 2개로 갈라진 노란색 꿀샘으로 이루어져 있고 수술이 많은데,
바로 이 부분이 너도바람꽃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다.
열매는 6~7월경 달리며,
꽃이 예뻐서 관상용으로 많이 이용한다.
이 꽃은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 야생화이다.
너도바람꽃의 꽃말은 "사랑의 비밀"이라고 하고
변산바람꽃과 함께 새 봄에 가장 일찍 꽃을 피운다...
오호 통제라....
직경 2cm 정도의 작은 꽃을 담으려니
카메라의 성능이 그에 미치지 못하는것을
자꾸만 당기고 당겨 자세히 담으려다
초점이 제대로 맞지않으니 사진이 흐리게 나온다...
아! 짜증....
이참에 카메라 하나 장만해야하나?...
어찌 예전에 똑닥이 카메라로 담았던것 보다 못한것 같다...
그러나 어찌할 것인가...
이미 나섰으니 오늘 조그맣고 예쁜 친구들과
즐겁게 지내다 돌아가자....
울퉁불퉁한 돌이 가득한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며
꽃를 찾아오른다...
계곡을 오르며 꽃을 찾는데 고로쇠나무에
수액을 채취하는 비닐봉지가 설치되어 있다...
슬쩍 한모금 마셔볼까?...
어릴적 고향에서의 기억은
고로쇠수액이 무척이나 달콤하였는데
근래 먹어보면 영 싱거운것이 맛이 없어
사람의 입맛도 세월따라 변하는듯 하다...
얼음위에 그려진 단풍잎 그림하나....
이 곳의 지형도 독특하다.
일명 "너른 마당"이라고 부른다던가?...
완만한 경사에 돌과 흙이 적당히 석여있고
너덜아래로 물흐르는 곳이 많아 습하면서
예봉산의 동북사면이어서 그늘이 오래지는 곳이구나....
응?...
아직 얼레지가 꽃을 피우기는 때가 이른데....
얼레지의 새 싹이 낙엽을 뚫고 뾰죽하게 올라왔네,
주변을 기웃거리니 바위아래 찬바람을 피할수 있는 곳에
얼레지아가씨 꽃봉오리 하나 맺혀있다...
이 아가씨 성미 무척 급해서
2~3주는 빠르게 피어난듯...
얼레지의 꽃말은 "바람난 여인"...
예쁘게 단장하고 있어요, 다음에 만납시다...
이제 꽃들의 향연이 시작되는 것인가?....
봉오리를 맺은 만주바람꽃도 만나고....
너도와 만주바람꽃의 어울림...
꽃대 하나에 두송이가 꽃이 피어있는 변종을 만난다,
이름하여 쌍대....
드물지만 꽃대 하나에 세송이가 피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바람꽃 연가
바람이 놀다 간 자리
그리움 안은
꽃잎
송골송골
눈물로 맺혔다
스치는 눈빛에
멍든 가슴 안고
길섶
아담한 꽃
홀로 앉은 그 자리에
바람의 넑이 되어
말이 없다
새가 되어
종알종알 화답하는
가슴에 피는
은구슬 닮은
바람꽃이 핀다
구 숙희
겨우내 얼어있던 굳은 땅을 뚫고 새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는것은 갸날프고 여린....
조그마한 바람에도 작은 몸을 파르르 떠는
이 어린 친구들....
10여일쯤 꽃을 피우고 나머지
긴 시간을 다음 해 봄을 기다리는
이 친구들은 벌도,나비도 없는 계절에
어떻게 열매를 맺는걸까?....
낙엽을 비집고 꽃대를 올린 애기복수초,
꽃을 피웠다가 찬 바람에 꽃을 다시 닫은듯하다...
귀한 님을 만났으니 다른 방향에서 한컷 더....
이 친구들도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며
꽃말은 "영원한 행복"...
영원한것이 어디에 있으리요만
따듯한 봄이 오고 아름다운 꽃이 피니 우리 모두 행복합시다요....
덤불을 헤치며 꽃을 찾아
예봉산의 능선쪽으로 올라간다...
능선까지 올라가서 예봉산,적갑산을거쳐서
새재고개에서 하산하는 걸로 오늘의 일정을 생각한다...
앞선이가 돌멩이 세개로 연출해 놓은듯 한
꽃 한송이....
진사들 중에는 이슬 머금은 꽃을 연출하려고
워터스프레이도 가지고 다니는 이가 있다는데...
건드리지도 말고 연출하지도 말고
자연에서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담아가는 것이 좋지않을까...
복수초는
뿌리줄기는 짧고 굵으며 흑갈색의 잔뿌리가 많아 수염뿌리처럼 보인다.
잎은 어긋나고 깃털처럼 갈라지며, 잎자루 밑에 녹색 턱잎이 있다.
4월초에 노란색 꽃이 잎이 활짝 벌어지기 전에 피며 지름은 3~4㎝쯤 된다.
꽃받침잎과 꽃잎이 많으나, 꽃잎이 더 길며 수술과 암술도 많다.
열매는 수과로 익고 경기도 이북 지방에서 흔히 자라고 있다.
봄이 되어 눈이 녹기 시작하면 꽃을 피운다.
북쪽 지방에서는 눈 사이에 피어난 꽃을 볼 수 있으므로 눈색이꽃이라고도 부르며,
중국에서는 눈 속에 피어 있는 연꽃이라 하여 설연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른 봄에 노랗게 피어나는 꽃이 기쁨을 준다고 해서 복수초라고 한다.
배수가 잘 되는 부식질 토양에서 잘 자라며 봄에 꽃이 필 때는
해가 잘 비쳐야 하나 꽃이 지고 나면 나무 그늘 밑에서도 잘 자란다.
뿌리는 밑으로 곧게 자라 해마다 층을 이루며
층과 층 사이에는 숨은 눈[隱牙]이 생긴다.
이 눈을 잘라 심으면 쉽게 번식하지만 씨를 뿌리는 경우에는
꽃이 피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뿌리나 줄기 등에 아도니톡신(adonitoxin)이 들어 있어
한방에서 강심제 및 이뇨제로 사용된다.
지난해 피었던 사위질빵넝쿨이 가득 걸려있는
덤불을 헤치고 능선을 향한다....
할아버지의 수염같은 사위질빵 꽃의 열매....
흐르는 물의 양도 적어지고....
응?.... 등로도 없는 곳에 웬 표식기?
길을 잃었었나?...
바람꽃 세 자매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담고
이제는 산행이다....
이리저리 얽혀있는 넝쿨과 가시덤불을 헤치며
능선쪽으로 올라간다....
조심조심...
가시에 걸리면 옷 상하고 몸 다치니....
이제 웬만큼 능선 가까이 올라온듯 하다.
등로가 아니라 가파르고 낙엽이 미끄럽지만
가로막는 넝쿨이 없으니 한결 수월한 비탈을 오른다.
응... 이리로 오게되는구나...
팔당역에서 예봉산오르는 등로가
능선을 만나는 지점으로 올라왔네...
예봉산에도 케이블카 설치를 하는지
정상부근에 흉물스럽게 커다란 시멘트 건축물이
세워지는 중이다...
정상석에서 사방을 돌아보니 날이 흐려
조망불량... 예빈산은 건축물에 가려지고
운길산,서종면 양수리,철문봉, 덕소쪽 아파트군과 한강이 희미하다.
산행안내도에서 오늘 걸을것을 더듬으니
대충 10km 쯤 걷겠구나....
철문봉 아래의 헬기장에서 잠시쉬며
빵과 커피로 입을 다시고
철문봉은 옆의 지름길로 지나친다...
예전에는 패러글라이더 활공장의 천막에서
커피와 막걸리를 팔았기에
이곳에서 막걸리 한잔 마시려던 생각은
장사를 접었는지 빈 천막이라 하릴없이
하늘을 나는 모습만 구경하고 돌아선다...
오늘은 이상하게 막걸리가 땡겨요....쩝...
낡아서 망가진 이정표...
쫌 고쳐놓지 뭐하는것임?...
운길산이 가까워온다...
하지만 오늘은 그곳에 가지않아요...
생강나무꽃이 필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며 걸었는데
꽃봉오리를 잔뜩 매달고 있는 생강나무를 만난다....
예전 어느 대간길 걸을때 목적지가 몇km 남았는데
식수가 떨어져 생강나무가지를 꺽어 입에 물고 그 향으로
갈증을 달래며 걸었던 기억이 새롭구나...
비단길을 걷다가 뒤를 돌아본다.
뒤를 돌아보는것은 지나간 시간을
그리워 하는것 이라는데
나는 무었이 그리워서 자꾸 뒤를 돌아보는 것일까?...
이곳에서 능선을 버리고 우측의 계단으로 방향을 꺽는다...
이제부터는 포장도로인가?...
차를 두고 온 곳까지 몇km 더 걸어야하는데....
개울가의 버들강아지 노랗게 핀 꽃 구경도 하고
이정표에 매달아놓은 시도 읊어보며
주변을 구경하며 여유롭게 걷는다...
개울건너 바위가 녹색옷을 입고있어
벌써 돌단풍의 새싹이라도 나왔나? 하고
물을 건너보니....
아니 벌써?...
오늘 이친구들을 만날줄이야....
아직은 잠에서 덜 깨어난듯 한 고양이의 눈,
물기를 촉촉하게 머금은 여리디 여린 애기괭이눈을 만난다....
괭이눈이란 고양이의 눈이라는 뜻이다.
꽃이 마치 봄날 고양이의 눈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졌다.
애기괭이눈 역시 괭이눈의 하나로 보통 괭이눈보다
약간 작다고 해서 애기라는 명칭이 붙었다.
애기괭이눈은 우리나라 각처의 계곡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습기가 많은 계곡의 바위틈에 이끼와 함께 살고 있다.
키는 약 5~15㎝가량 된다. 잎은 둥근 하트 장형으로 길이는 0.3~1㎝ 정도,
폭은 0.4~1.2㎝ 정도이다.
꽃은 4~5월에 피는데, 연한 황록색이며 가운데 노란색 꽃이 있다.
열매는 6월경에 속이 여러 칸으로 나누어진 씨방에 많은 종자가 달린다.
특이한 것은 꽃이 워낙 작은 반면에 꽃이 필 때 옆의 잎까지 노랗게 변한다는 것이다.
꽃가루받이가 끝나고 나면 잎은 조금씩 벌어지고 다시 초록색으로 돌아간다.
독특한 생존 방법인데,
그렇게 해야 곤충들이 꽃을 금세 발견하고 날아와 꽃씨를 수정시키기 때문이다.
애기괭이눈은 다른 괭이눈과는 달리 길고 가늘게 자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번식은 6월경에 열리는 종자로 이루어진다.
종자로 번식하는 대부분의 식물에서는 변이체가 나타나기 쉬운데,
괭이눈 종류도 마찬가지여서 최근에 약용식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종류가 보고되고 있다.
범의귀과에 속하며, 덩굴괭이눈, 만금요, 애기괭이눈풀이라고도 한다.
대부분의 괭이눈은 잎이 마주나지만 애기괭이눈의 잎은 어긋난다.
주로 관상용으로 쓰이며, 봄에 잎과 줄기를 나물로 먹기도 한다.
우리나라와 일본, 사할린, 중국 동북부, 몽골 등지에 분포한다.
지난해 봄 천마산 팔현계곡에서
새끼손톱만큼이나 조그만 이녀석들에게
마음을 빼앗겨 두주일의 주말을 찾아갔었는데
그때의 감동을 옮겨와본다....
~오늘 나를 이곳으로 이끌었던 것은 보기 어렵다는
산자고도, 청노루귀도, 처녀치마도 아니고
바로 이 아이들,
애기괭이눈.
지난 한주일,
감기가 걸렸다 낳은 후에도 오래동안 남아있는 미열처럼
끈적이며 남아있던 그리움의 대상은 이 조그맣고 가냘픈 풀포기에 불과했다.
가느다란 몸에 비해 키만 커다란 이 녀석,
물가를 스치는 바람이 간지랍다는듯 가녀린 몸을 바르르 떠는 것이
얼마나 귀여운지
이곳을 떠나면 언제 다시 만나게 될지 모르는 이 아이들과
눈맟춤을 하며 한참을 놀아본다...
아래는 작년에 만났던 친구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나 태주 "풀꽃"
아직 쌀쌀하게 느껴지는 날씨에
크게 기대를 아니하고 찾아온 곳에서
오늘도 커다란 즐거움을 얻었다,
이 마음을 잊기전에 기록해야지...
부지런한 나물꾼은 냉이를 많이도 얻었구나...
그래... 향긋한 냉이된장국을 맛보는 계절이네...
입이 저절로 다시어진다....
무슨 거미박물관을 지나서 세워둔 차를 회수하여
부지런히 집으로 돌아온다...
다음 산행도 또 다른 기쁨으로 걸을수 있기를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