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명지산
2017 명지산 산행
4월 30일 맑지만 미세먼지 심함
귀목종점~귀목고개~ 봉정산~명지산
~봉정산~ 아재비고개~원점회귀
약13km 08:00~17:00 9시간 소요
10여년전 어느 봄에 개인산행의 주제를 "경기도의 높은 산을 찾아서"라고
정하고 경기 1봉인 화악산 다음으로 찾아왔던 이곳에서
우연하게 마주쳤던 여러 산꽃들의 아름다움에 빠져
해마다 봄맞이를 하러 오곤 했는데
금년에는 다른 일정들과 겹치는 바람에
꽃들이 한창 아름다울때를 놓치고
봄을 보내는 산행을 하게되었다.
정상석의 사진을 늘 대문에 올리는데
컨디션의 난조로 정상석 독사진을 담지못해서
2011년의 사진을 빌려쓴다.
산아래 계곡에는 이미 봄이 무르익어 늘 만나던 산벗꽃도
제 색갈을 잃어간다.
봄 가뭄이 심해서 계곡의 수량도 여느 해보다 적구나....
여러 종류의 새들이 노래하는 아름다운 소리를 들으며
짙어가는 녹음속으로 들어간다.
내가 이곳을 찾는 이유중의 하나, 홀아비꽃대를 만난다.
꽃말은 "외로운 사람" 어느 쓸쓸한 영혼이 깃들어있기에
저런 이름을 가지게 되었을까?...
둥굴레와 함께 하기에 그렇게 외로워 보이지는 않는데....
아래는 2011년에 담아두었던 모습,
이 아이들은 가냘퍼보이는 모습과 달리
번식을 잘 하나보다,
이곳에 온 첫해에는 서너포기에 불과했었는데
지금은 꽤 많이 퍼져 밭이라 불러도 될 정도이다.
백두대간 2~3회차 4년여를 함께 걷던 동향의 후배
달희군이 다섯번째 일요일은 일정이 비었다며
이른 시간에 찾아와 함께 걷는다.
기다란 다리와 뛰어난 체력으로 다른이들 보다
빨리 걸을수 있으면서도 늘 후미를 맡아 애를 쓰고
내가 다쳤을때 부축하고 업어서 헬기가 볼 수 있는 곳까지
옮겨주었던 친구....
오랫만의 함산이 반갑고 고맙다.
현호색 꿩의바람꽃 복수초 여러가지 제비꽃들....
이곳에서 볼 수 있는 여러 꽃들이 보이지않는다.
내가 너무 늦게왔구나...
하지만 고도를 높여 올라가면 만날수 있으리라는 마음으로
새들의 노래를 들으며 천천히 걷는다.
이곳은 계곡이 깊고 인적이 드물어
하늘다람쥐, 오색딱다구리등 희귀한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어 생태계 보전지역으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다.
아침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녹색의 나무잎도 꽃만큼이나 아름답다.
썩어 망가진채 방치되어 있던 이정표를 새것으로 바꾸어 놓았구나,
진작에 그리 했었어야지...
이곳 귀목고개에서 적목라방향 논남기계곡에도
꽃이 많다는데 내년에는 강씨봉휴양림에서
계곡으로 오뚜기고개로...귀목봉을 넘어 이곳에서
적목리로 계곡을 더듬는 야생화 산행코스를 하루 잡아놓자...
단풍취가 나물로 쓰기에 적당하게 자라있다.
노루귀가 벌써 잎이 저렇게 자랐구나,
그러니 꽃이 아니 보이지....
아래에서는 이미 철지난 진달래가 이 곳에는 이제 피기 시작하네...
여보게 이 친구야...
귀한 것들을 영접하려면 무릎을 꿇고 몸을 낫추어야 하지만
그 정도에서 멈추시게...
더 들어가면 그리움이라는 병을 얻게된다네...
병자는 나 하나면 되지 않겠나?...
내가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너는 몰라도 된다
너를
좋아하는 마음은
오로지 나의 것이요
나의 그리움은
나 혼자만의 것으로도 차고 넘치니까
나는 이제 너 없이도
너를 좋아할 수 있다
내가 너를
나태주
바쁠것 없으니 꽃도 즐기고 산 아래 풍경도 감상하며 천천히 걷는다.
걷는다는 것은 잠시이거나
오래동안이거나
자신의 몸으로 사는 것이다.
숨을 가다듬고,
자신을 한 곳에 집중하고,
감각을 일깨우고,
길을 애돌아 간다는 것,
쉬운 길을 가는 것이 물론 좋겠지만
때로는 나만의 길도 필요한 것이다.
그 길이 비록 구불구불하고
울퉁불퉁 할 지라도
가만가만 한 걸음씩 내딛으며,
나를 일깨우며,
그리 걷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이 여인들은 뉘신가?
곱게 말아올린 머리에 귀티가 좔좔~~
네 이녀석 나비!
여인의 치마자락을 들추고 뭐 하는거얏....
자빠졌을때 쉬어간다고
노루귀를 만난 김에 맥주도 한모금 마시며 쉰다.
가파른 비탈을 힘겹게 걸어
봉정산이라는 다른 이름도 가지고 있는
높이 1,197m의 명지3봉에 오른다.
3봉에서 2봉 가는 길은 얼레지와 박새의 향연이 펼쳐져있구나...
정상석이 부러진 2봉,
불과 10여m가 부족해서 정상의 자리를 1봉에 내어주었으니
약간의 서운함이 있을수도....
2봉에서 바라본 1봉
이상하다,
불룩 나온 뱃살을 빼보겠다고 두달째 채식만 해서인가?
아까 마신 맥주가 잘못되었나?
기운이 하나도 없고 한걸음 내디디는것이
너무도 힘이 든다...
아직 절반도 걷지 못하였는데...
그리고 지난 월요일 도봉산 산행때도
몸이 가벼웠었는데...
그래도 이 봄이 지나면 언제 다시
만날지 모르는 노루귀는 담아가야겠기에
힘든 몸을 업드려 이들을 영접한다....
성큼성큼 앞서 걸어간 달희군은 정상에 도착해
다른 산객들과 수다를 떠는지 그의 목소리가 내게도 들리는데
나는 한걸음 내디디는게 힘들기 그지없다
장거리를 걷고 지쳐보기는 했어도 이렇게 힘듬을 느낀적은 없었는데...
정상 인증사진을 찍자고 재촉하는 친구를
사람부터 살고보자고 얼음물을 빼앗아 마시고
준비해온 김밥과 과일로 배를 채우고 한참을 쉬니
겨우 살거 같다....
이그.....정상석앞의 두 꺼벙이....
해마다 봄이면 황사가 찾아오기 때문일까?
이곳에 와서 조망을 제대로 즐긴 적이 없다.
전후좌우로 산줄기가 잘 펼쳐저있는 곳인데...
돌아가야하는 3봉 방향의 능선,
1,468m 높이의 경기 제1봉 화악산도 희미하고...
다시 3봉으로....
3봉의 전망바위에서 바라보는 연인산, 그 뒤 왼쪽으로는 칼봉산,
민둥산과 견치봉 뒤로 국망봉은 숨어버렸나? ...
뾰족한 귀목봉 뒤로는 강씨봉이....
뻗어간 한북정맥과 운악산은 희미한 그리메만 겨우 보인다.
3봉에서 연인산쪽 아재비 고개로.....
여기는 앙증맞은 양지꽃길....
이곳을 지날때마다 제 속을 다 내어주고도
굳세게 버티고 서 있는 이 나무에게도 인사를 한다.
다음에 또 만날 수 있기를....
오호~~~~구슬봉이...,
어찌 풀숲에 숨어있는 이 친구가 눈에 띈단 말인가,
2014년 4월에 화악산에서 만난후로
오랫만에 알현하네 그려....
아래는 2011년 6월에 대간길 선달산 구간에서
얻은 사진...
부드러운 능선의 아재비고개에는
초록 카펱에 하양,노랑,보라,자주색의 보석을 뿌려놓은듯...
상판리쪽에는 노랑매미꽃이...
연인산쪽에는 얼레지가...
백둔리쪽으로는 홀아비바람꽃이 군락을 이루고
서로 다른 색갈로 제 봄을 뽐내고있는데....
올해에는 봄을 만난 기쁨을 충분하게 누릴수 있어서 고마웠고
이 아름다운 길에서
이네사 갈란테의 노래로
2017년의 봄을 보낸다.
꽃 진 자리
초록이 자랍니다
봄 꽃들은 떠나도
이별이 아닙니다
이별이란
기약이 없읍니다
우리
이별인가요?
그리고 살아내야 하는
시간을 지날 뿐입니다
봄아,
내년이면 다시 올거지?
나는 초록숲을 지나
단풍을 노래하고
시린 겨울을 이긴다면
너를 볼 수 있겠지
봄아
너로 행복했었어 정말이야
네가 보여준
빨,주,노,초,파,남,보, 고마워
봄을 보내며
허 정 인
봄이 아직은 저를 보내지 말라고 잡는 것인가,
금괭이눈이 아는체하는 하산길을 서둔다
게곡은 이미 여름인가,
내리막도 더워서 땀이난다.
시원한 계곡물에 땀에 젖은 몸을 씻고....
힘들었지만 즐거었던 산행을 마치고
동네로 돌아와
삼겹살에 소맥을 나누며
지나간 추억의 이야기로 또 다른 꽃을 피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