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근교의 산

수리산 산행

갱섭이 2017. 3. 26. 18:17



새봄맞이 수리산산행

2017년3월26일 흐림

병목안시민공원~관모봉~태을봉~

슬기봉~수암봉~출발점(환종주)

도상거리 8.8km(실제거리 10.8km)

09:00~14:00  다섯시간소요



지난해 팔월 왼쪽무릎 관절경시술후 산행을 쉬고있다가 새봄을 맞이하여

다시 산을 찾기위해 서서히 몸을 만들고 있는데

남녁에서 들려오는 야생화 소식에 그 꽃들을 만나러 가고싶어 좀이 쑤신다.

히지만 완도까지 찾아가기엔 너무 먼 거리,

망설이고 있는데 어느 sns 친구가

"수리산 수암봉에 야생화가 제법 피어난다더라" 고 한다.

그래? 그럼 함 가보자....

대충 배낭을 챙기고 들머리를 찾아나선다.   



들머리 도로가의 산수유가 예쁘게 꽃봉오리를 피웠다.



초행길이라 이리저리 들머리를 찾아 넓직한 공원을 헤메다가...



자동차 야영장 가운데를 통과,들머리를 찾는다.



등로 곁의 목련이 꽃봉오리를 가득 매달고 있다.

일주일 정도 지나면 꽃을 볼 것 같은데... 






이정표와 안내도를 일별하고



변산바람꽃쉼터라...

꽃이 있기는 있나보다... 기대감 더욱 상승,

만주바람꽃이든 홀아비바람꽃이든 세잎바람꽃이든 만나보자....








어느 부지런하신 분이 얌전하게 밭을 갈아 놓으셨네...



제법 가파른 너덜길을 오르자니 이마에선 땀이 흐르고 숨도 가빠온다.




한시간정도에 약2km를 걸어 마루금에 올라선다.

오른쪽으로 가야 수리산의주봉인 태을봉이지만 왼쪽으로

모봉을 찾아간다.





관모봉에서 내려다본 안양과 군포시,

중국발 미세먼지에 시계가 좋지않다...



진행방향의 태을봉이 의젓하구나...




태을봉 가는 길...

왼쪽이 지름길인듯...





커다란 정상석이 점잖은 높이 489m의 태을봉. 

잠시 쉬며 사방을 조망하지만 뿌연 미세먼지에 희미하게 보이는 것은 

아파트의 바다...산은 그 바다위에 떠있는 조그만 섬. 



봄을 찾아 산엘 왔지만 아직 봄이 아닌 산엔 메마른 나무가지뿐...

이따금 들리는 산새소리마저 없다면 삭막하기만 한 마루금을

이런저런 想念에 빠져 걸어간다.






울퉁불퉁하고 가파른 등로엔 시설물조차 망가진채로 뒹굴고 있고...

명색이 도립공원이라며 관리주체는 무었하는 건가?...



꽃은 개뿔....파란 새싹 한잎없다며 툴툴대는데

저만큼 앞의 바위 옆에 생강나무 한그루 노랗게 꽃을 피우고 있다.



아주 깨끗한 꽃망울을 예쁘게 터트렸다.

이후로 제대로 피어있는 꽃을 만나지못할 것을 알았다면

이 아이와 조금 더 놀다 갈 것을...

   



산 아래를 지나가는 고속도로의 차량 소음이 제법 크게들린다.

이런 시끄러움은 정말 싫어...






두시간 반쯤 걸었나?

잠시 쉬며 삶은 계란 두개와 바나나 몇쪽으로 배를 채우고

향기로운 커피도 마시는 여유를 부려본다...



슬기봉 방향의 계단에서 걸어온 능선을 뒤돌아본다.





출발할때 단단하게 매지않은 신발끈이 헐거워졌다.

쉼터를 만남김에 잠시 쉬며 단단하게 조여 묶는다...

자! 이제 다시 걸어보자....


걷는다는 것은바람의 속살을 만지는 일이다

걷는다는 것은 흙의 촉감을 느끼는 일이다

걷는다는 것은 풀잎의 눈짓을 알아보는 일이다

오감의 촉수를 열고 심호흡한다.

 

발걸음이 절로 가벼워진다

따라오는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

삶의 밑그림이 시야에서 펴진다

양팔을 들어 올려 흔들며 걷는다.

 

합일하는 몸의 자유와 발걸음의 자유

무한대의 희열이 순한 눈길로 열린다

걸으면서 내 살아 있음을 온몸으로 느낀다

길은 걷는 자에게 한없이 온유하다

 

걷는 자에게 마침내 속내를 내 보이며 길이 말을 걸어온다

걷자

경쾌한 길이 열려있다

신발끈을 조이고 다시 출발선이다....

       

                   성수자

                                      걷는다는 것은....




정상부에 위치한 군부대를 피해 가파른 비탈(거의 절벽 수준이다)에

나무데크로 우회로를 만들어 놓았다.



이 지역 사람들에 의하면 미사일 부대라는데

요즘 까부는(?) 김정은에게 한발 날려주는 것도 괜찮을듯... 




아래쪽에서 마주 걸어오는 사람이 얼굴이 어디서 많이 본듯한데

그도 나를 바라보며 온다.

길 가운데 마주서서 어디서 자주 뵌 것 같은데...라고 말하니

그도 그렇단다, 하지만 하염없이 호구조사를 하고 있을수도 없는 일.

서로 헤어져 제 갈 길을 걷는다...

어릴때 즐겨 듣던 이정선의 이리저리를 흥얼거리며...

 

너는 저리로...
나는 이리로...

산으로 벌판으로 먼길 떠나서..

나는 저리로....
나는 이리로...

강으로 바다로 길을 나가고...
이리저리 가다 보면...
결국은 만날것을... 결국은 만날것을...
만나게 될것을...

너는 저리로..
나는 이리로..

서로 만날 날까지 길을 만들자...

이리저리 가다 보면...
결국은 만날것을... 결국은 만날것을...
만나게 될것을...

너는 저리로..
나는 이리로..

서로 만날 날까지 길을 만들자...


그래...인연이 있다면 어디서든 다시 만나지겠지...  




수암봉쪽으로 가기전에 만난 주막,

달콤하고 시원한 막걸리 한잔 마셔주고...







수암봉 직전의 헬기장,

보이는 오름이 제법 가파른데...



워낙 술을 잘마시는 체질(?)이라

한잔 술에 약간의 오르막이 숨가빠 소나무아래의 쉼터에서 잠시 숨을 고른다.




파노라마로 담아본 걸어온 산마루금...

좌측의 관모봉과 태을봉에서 슬기봉을 거쳐서 이곳까지...



수암봉은 안산시에 속해 있구나

정상석 뒤 막걸리장사는 술통지고 오르느라 힘좀 들었겠다....



더 걸어가야 하는 능선...

이제부터는 부드러운 내리막일듯...






한무리의 산객들이 쉬고있는 소나무 밭을 지난후론 갈비(솔잎의 경상도방언)가

부드럽게 깔린 등로를 호젓하게 걷는다.

 






애초


애초에 보기를 원하던 꽃을 만나지는 못하였지만 오랫만에

나선 산행 이런 저런 생각에 빠져 걸으면서도 안전하게 마침을 감사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