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근교의 산

가리왕산

갱섭이 2012. 4. 1. 00:34

 

겨울과 봄 사이의 가리왕산 산행기

2012년 3월31일 맑고,흐리고,눈.

거리:대략 15km정도  소요시간 09:30~16:30

가리왕산휴양림매표소~광산골삼거리~중봉임도~

중봉~상봉~장구목이 

 

정선읍 북서쪽으로 평창군과 경계를 이루며 우람하게 솟아있는 가리왕산은

 높이가 1,561미터로 인근의 고산준령 가운데에서도 가장 높은 산으로 꼽히고 있다.

주목과 자작나무 등의 수목이 울창하고 약초, 산나물이 풍부하다.

 특히, 재래봉의 산지로 품질이 우수하다.

 사방으로 뻗어 나간 육중한 산줄기와 온 산을 뒤덮은 울창한 수림은

고산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이 산의 등산은 정선읍에서 쉽게 이를 수 있는 회동리나 산의 북쪽 숙암리에서 시작하게 되며

 어느 코스로 오르건 중봉에서 정상을 거쳐 중왕산에 이르는 능선종주가

이 산이 주는 매력이기 때문에 이점을 고려하여 산행계획을 짜는 것이 바람직하다.

 청명한 날에는 정상과 중봉에서 동해바다를 관망할 수 있으며 산책로를 따라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최근 산의 남쪽 회동리일대에는 자연휴양림이 조성되어 산림욕장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미산 가족들과 함께 걷는 대간길을 개인사정으로 한구간 건너 뛰게되니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품새지만 온 몸이 찌뿌듯하니 뭐 보고 뭐 안닦은듯한

기분이라 홀로라도 어디 산행을 할까하고 생각중에 두위봉의 오래된 주목이 생각나

그 곳의 겨울 끝자락이나 감상하러 다녀오자,생각하고 명철님에게 함께 가지 않겠느냐고

전화를 하니 흔쾌하게 ok 사인을 보낸다.

하지만 두위봉은 종주를 하더라도 코스가 짧은듯하여 인근의 명산 가리왕산을 택하고...

거기에 창규님까지 동행을 하여 서초구청에서 밤 열시반에 출발하여 밤길을 달려

미리 예약한 진부면의 여관에 도착한 시간이 열두시 반여...

명철님이 준비해 온 양주와 막걸리로 술잔을 나누며 情譚을 나누다 잠을 잔후

인근 식당에서 조반후 가리왕산 자연휴양림 매표소 근처에 차를 세워 둔후에

미리 인터넽 다음의 스카이뷰 사진에서 보아둔 등로를 찾는데

이 미욱한 중생 그만 가고자하는 등로를 찾지못하고 간벌한 소나무 가득한 직벽으로

일행을 끌고 오른다.

애초 생각은 아래 지도의 희동유원지에서 하봉, 중봉을 거쳐 상봉에 이르고

마항재와 중왕산을 거쳐서 벽파령으로 도는 環 종주를 생각했으나 들머리를

잘못 선택하는 바람에 윗그림의 2코스 말뚝부분의 쓸데없는 직벽에서

기운을 쏟은후 그 위의 임도로 두시간여 걸어서 매표소에서 올라오는 등로를

찾을때까지 일행을 끌고 방황하는 우를 범하고 만다...

 

 

산불방지기간이라 매표소를 통과하지 못하고 그 아래에서 우측으로 다리를 건넌다.

 

왜 저리로 올라갔을까?...

행장을 갖추고....

 

처음에는 오솔길도 있었는데...

간벌한 나무가 서서히 앞을 가로막더니...

 

가파른 비탈을 앞을 가로막는 나무들을 꺽으며 피하며 똑바로 치고 올라간다.

 

첫번째 임도를 통과하여 계속 진격 앞으로...

능선을 만날때까지...

그야말로 악전고투...

 

두번째 임도를 만나 ㅃㅇ버린 창규씨...명철님도 애고 힘들어라...

이 죽일 놈의 갱섭이를 용서해주소서...

몸은 힘들지만 스치는 바람은 청량하고 하늘을 보니 소나무 가지끝에 걸린

흰구름도 상쾌하다...

 

비탈을 버리고 임도로 걷는다...어디선가 등로를 만나겠지...

산에 오르면
하늘을 향해 웃고선 소나무가 되면 어떨까?
크지도 않은 아담한 모습으로
솔방울 만들어서 조롱조롱 여기저기 달고
갸웃거리고 있는 청솔모에게도 하나 건네고
살금 지나가려는 골바람에게도 하나 건네고
그리고 바쁜척하는 하얀 구름에게도 던져 보며
욕심을 모르는 소나무는 어떨까?

움켜쥐고 싶어 안달이 난 나그네들이
정신을 갈기 갈기 찢고
주머니 탈탈 털고
살던 곳 탈탈 털고
그리고 혼자 탈탈 털고는
그래도 깨닫지 못하고 꼭 쥔줄 알고 있다가
손 펼칠 땐 늦은 후회되어 쓰러져 있는 이곳은
몇 안 되는 멀쩡한 사람도 숨이 막힌다.

산에 오르면
남은 숨 몰고 산에 오르면
산은 돌아 앉아 뒤태만 보이고
앞으로 당기고 돌려 놓으려 해도
가을부채 같은 이녁의 숨소리까지 싫은지
멀어지고 높아만 가는데
이참에 신발에 뭍은 흙 알뜰이 모아서
이자리에 그냥 그냥 뿌리를 내리고
나 혼자라도 두손 펼치고 사는 작은 소나무 될까?

꼬불꼬불한 오르막 임도를 하염없이 걸어오르니 오늘의 첫번째 이정표를 만난다...

중봉쪽 임도로 계속 걸음을 옮긴다...

버들강아지 눈 떳다 봄 아가씨 오신다~...

 

 

 

 

저 숫자는 무슨 의미를 가진걸까....

 

드디어 중봉으로 오르는 등로를 만나는데 그 앞에 국공파의 소유인듯한

차량이 서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어디 숨어있을까?...

사방을 돌아보지만 어느곳에 은신해있는지 보이지 않아 산행을 계속한다.

 

 

 

 

완만하지만 지루한 오르막 능선이 계속된다 고도를 높힐수록 눈이 점점 많아지고...

 

눈을 피해 걷는 자리가 무언가 밟고 다닌 흔적이 있고 염소의 배설물과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짐승의 배설물이 많이 보인다.

이 산의 주인인 그들이 다니는 통로를 우리가 빌려 걷고 있는걸까?...

1500m가 넘는 고산답게(함백산에이어 우리나라 열번째의 고봉이다) 하염없이 올라가기만 하는구나...

 

 

발이 점점 눈에 깊이 빠져 커다란 나무등걸에 앉아 스패치를 착용한다...

 

얼마를 걸었나? 중봉에 도착하여 인증샷을 찰칵....

 

돌탑과 하산안내문, 100km가 넘는 임도로 하산금지! 올라오기는 통과....

 

상봉가는 길은 눈이 허벅지 이상 쌓여있어 자꾸만 발이 빠진다.

쑤~욱 발이 빠져 들어갈때의 느낌이 매우 불쾌하구나...

 

잘생긴 주목들이 여러 그루 보인다. 두위봉의 거목에는 못미치지만 이 나무들도

몇백살은 좋게 먹은 올드한 나무일터, 백년을 살지못하며 아웅다웅하는 인간에게

교훈을 주는듯이 점잖케 서있구나...

 

 

 

빠지고 또 빠지고....사람이 다닌 흔적없이 러셀이 전혀 되어있지 않다.

(하긴 산불방지기간이니....)

 

 

 

 

 

 

희안하게 가지 벌은 나무에 기대어 한컷,

시루떡을 포개놓은듯한 바위도 만나고....

 

장구목이 내려가는 삼거리. 지난해의 제일 추운날 여기까지 왔던 갱섭이,

얼어죽는 줄 알았었는데....

상봉가는 길.....

 

드디어 가리왕산의 정상 망운대에 도착하다.

그러나 세찬 바람과 흩날리는 눈발에 조망도 좋지않아 몇장의 사진을 얻은후

5km 거리의 자연휴양림 방향의 하산길을 버리고(국공파의 진법이 촘촘할것 같아)

4.2km거리의 장구목이 방향으로 하산한다... 

 

 

 

 

 

삼거리 아래의 커다란 주목나무 밑에서 준비해간 라면과 밥으로 늦은 점심을 해결한다.

 

 

안내문

산을 사랑하는 등산객 여러분!

이 朱木은 나이가 수백년이 된 노거수입니다.

그동안 모진 눈보라,비바람,산불피해등 온갖 풍상을 격으면서

가리왕산 수호자,상징자로서 붉은 몸매를 초록 빛 옷으로 감싸고

위풍당당하게 지켜왔읍니다만 이제 너무 늙어 세찬 바람에언제 부러지거나

쓰러질지 모르는 지경에 이르렀읍니다.

산림청에서는 이렇게 노약한 주목 42그루에 영생(永生)의 기원을 담아

외과 수술등을 실시 함으로서 활력있는 옜 모습을 희복하고,

우리 민족의 번영과 더불어 가리왕산을 지키도록 하겠읍니다.

- 정선 국유림 관리소장 -

70여도 정도의 급경사를 내려오다 발이 쑥 빠지면서 얼굴까지 눈에 처박히고

 한바퀴구르는 불상사를 격는다. 눈 표면의 얼음알갱이에 얼굴을 긁혀 제법 쓰리리구나..

고운 갱섭이 얼굴에(?) 상처났네..씨~

 

결국 배낭에 모셔두었던 아이젠을 착용한다. 안전이 제일이지...

 

 

 

 

임도를 지나면서 등로는 약간 경사가 완만해진다...

 

물 흐르는 계곡을 만나며 다시 봄의 세계로 돌아온다.

물 흐르는 소리가 봄의 교향곡처럼 아름답게 들려오누나...

 

 

 

 

 

 

시원하게 흐르는 물소리에 취해 걷다보니 날머리인 장구목이 입구에 도착해

장승 조형물들의 환영을 받으며(?) 산행을 마치고 정선택시를 불러 차를 회수하고

인근의 송어양식장에서 싱싱한 회와 매운탕으로 맛있는 저녁을 먹고선 기분좋게 집으로 돌아온다.

함께 걷느라 고생하신 명철님,창규님 고생하셨읍니다.

 

뭘 그렇게 보는거요?...

 

무척이나 좋아하시누만 ㅎ ㅎ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