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령~저수재
오르내림에 지쳐버린 도솔봉 산행
백두대간 죽령~저수재구간 20.8km
04시~16:30 12시30분소요
죽령~저수재간 고도표
지난여름 불의의 사고로 발을 다친후 내둥 산행을 쉬고있다가 친구 상식이와
가리왕산과 덕유산을 다녀오고 혼자서 두위봉산행을 두번하니 다쳤던 발이
완전치는 않지만 그럭저럭 원행도 가능할것같아 어느산엘갈까,하며 이리저리 기웃대다
예전에 백두대간을 함께 걷던 산악회사이트에 들어갔다가 함께 대간을 시작했던 분께
체포당하여 대충 행장을 꾸려 신도림역에서 일행에 합류하여 출발점인 죽령에도착한시간이
새벽두시십분경, 너무이른 시간에 버스에서 약간의시간을 보낸후에출발한다.....
남녁에서는 산수유와 매화꽃소식이 들려오는 삼월이건만 이곳은 아직도 한겨울의 찬바람이 몰아친다.
어둡고 미끄러운 길을 걸어야하니 아이젠과 스패츠를 착용하고 바라클라바로 얼굴도
가리고 산행들머리로 들어서는데 쌓인눈으로 등로를 찾는데 선두가 애를 먹는다.
날씨가청명한지 하늘에 달이 휘영청 밝게빛나고 별도 보석을 뿌려놓은듯 빛을 발한다.
저만큼 앞서서 삼형제봉을 올라가는 선두그릅의 헤드렌턴불빛이 일열로
춤을 추듯 움직이는 모습이 아름답다.
얼마 걷지않았는데 여명이 밝아온다. 도솔봉에서 일출을 보았으면 했는데.....
여명속에 도솔봉의 실루엣이 아름답고 소백도 서서히 잠에서 깨어난다....
도솔봉에 이르기전에 해가 중천에 떳다.오르내림이 심한 대간길 6km걷기에 4시간이나 걸릴듯...
지나온 삼형제봉 능선위로 아침햇살이 비추인다.
눈과 얼음으로 미끄러운 암봉을 조심조심 통과하는 일행....
출발 네시간만에 도착한 도솔봉,정상석너머로 소백산능선과 천문대가 보인다.
돌탑너머 보이는 북사면에는 하얗게 눈이쌓여있다....
묘적봉과 솔봉,흙목정상에 이르는 마루금이 장쾌하게 펼쳐져있다....
경사가 급하고 거친곳에는 계단을 설치했구나,내려보이는 경북영주시풍기읍도 아침을 맞이하고...
눈과 바람속에 마땅한 장소가 없어서 삼삼오오 눈위에서 아침을 해결한다.
묘적봉에서 바라본 도솔봉과 걸어온 능선,
지난1월 연화봉 다녀올적에 탐방지원센터에서 도솔봉 들머리를 물어보니 오월까지는
산불방지기간이라 입산금지란건 알았는데 본의아니게 국법을 위반한 범법자가 되었다...
마루금에 몰아치는 바람과 눈이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었구나.....
▲저 봉우리(솔봉)까지 가야 오늘산행의 절반을 가는것인데 마루금은 눈에게
빼앗겨 산의 사면을 걷자니 시간과 힘이 배로든다....▼
반환점을 찍은것인가,솔봉에 도착한다. 되돌아본 도솔봉.......
평탄한 갈을 걸을때는 행복함조차 느낀다...가지고간 물이 500ml 밖에 남지않아
아침에 남은 된장국에 샌드위치로 간식을 먹는다...
나무사이로 흙목정상이 보인다, 저곳을 지나서 얼마나 더 걸어야할까?...
앞서간 선두가 조그만 눈사람을 만들어 놓았네...자유인14기팀 화이팅!.....
이런 마루금을 걸어 저앞에 보이는 능선을 다밟아야 오늘의 산행종점...힘을내자...
뱃속에 거지라도 들어있는지 이상한(?)소리가 난다. 꼬르륵~... 초코렡바와 과일로
배를 달래고 좁은 버스에서 제대로 매지못해 다소 헐렁해진 신발끈을 고쳐맨다...
후~힘을 내어 다시 걷자, 걷는 것외엔 방법이 없다...
걷는다는 것은
성 수 자
걷는다는 것은 바람의 속살을 만지는 일이다.
걷는다는 것은 흙의 촉감을 느끼는 일이다.
걷는다는 것은 풀잎의 눈짓을 알아보는 일이다.
오감의 촉수를 열고 심호흡한다.
발걸음이 절로 가벼워 진다.
따라오는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
삶의 밑그림이 시야에서 퍼진다.
양팔을 들어 올려 흔들며 걷는다.
합일하는 몸의 자유와 발걸음의 자유,
무한대의 희열이 순한 눈길로 열린다.
걸으면서 내 살아있음을 온몸으로 느낀다.
길은 걷는 자에게 한없이 온유하다.
걷는자에게 마침내 속내를 내 보이며 길이 말을 걸어온다.
걷자.
경쾌한 길이 열려있다.
신발끈을 조이고 다시 출발선이다.
▼이곳을 지나면서 무릅이 아파온다.경사가 심한 유두봉1을 오르다 지금의
내형편과 비슷한 표식기를 발견하곤 실소를 터트린다.비실이라~흠~
표식기를 보다 걸어온 능선뒤로 하얗게 눈을이고있는 비로봉능선이 보인다...
우측 아래론 단양유황온천이 있었던 대강면남조리 마을이 보인다...
무릅은 점점 더 아파오는데 등로는 깊이를 알수없을만큼 아래로 내려간다.
그만큼 다시 올라와야하는데 오르막보다 내리막에서 무릅의 아픔은 심해진다...
지도를 보니 이잣나무숲에서 1시간반 더 걷는것으로 표시되어있는데
지금 내걸음으론 두시간이상 걸리겠구나...힘내자..힘!...
높이1080m
걸어온 능선을 돌아보는 의지의 한국인 황여사,20여년전 병으로 한쪽폐를 절제한 몸으로 힘든
백두대간종주를 마치고 두번째 진행중...부디 안전산행하시길....
휴~이제 저 두봉우리만 더 넘으면 된다...끝이 보인다....
마지막 봉우리 촛대봉 도착,정상석이 절반으로 쪼개져있구나...
오늘산행의 종점 저수령을 넘는 도로가 보인다
오늘의 산행에 나를 초대하여주신 황여사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내리막를 내려간다.
점점 아픔이 심해가던 오른쪽무릅, 드디어 굽혀지지가 않아 스틱과 왼쪽다리로 더듬더듬
세다리로(?) 내리막 급경사를 걷는 내몰골, 꼴이 말이 아니다...
드디어 저수령에 도착 오늘 산행을 마친다.
지리산 천왕봉을 가려 장터목대피소에 예약하였었으나 방향을 바꿔 모처럼
백두대간의 한구간을 걸었다, 무릅의 아픔으로 후반부엔 힘들었으나 앞으로 거리가 조금 짧고
고도차가 완만한 코스에 참가해 몸을 더 만든후에 다시한번 백두대간종주에 도전해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