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지리산종주기

갱섭이 2007. 8. 25. 19:47

때:2007년7월6~8일

곳:중산리~천왕봉~성삼재

고향 가까이에 있지만 늘 마음 속에만 담아두고 그리워 하던 지리산엘 어찌 시간이 되어 종주를 하기로 하고,친구의 도움으로

중산리 버스주차장에 도착한 것이 새벽 두시반, 컴컴한 어느 가게의 평상에 드러누워 새우잠을 청하길 두시간여....

서서히 여명이 밝아온다.  하지만 초행길의 낯선 과객이 길을 몰라 망설이길 한참만에

세수하러 나온 어느 댁의 아낙에게 길을 물어 아스팔트 길을 걸어 올라가니 지리산이 국립공원임을 알리는 입간판이 보인다.

아침을 어떻게 해결하나, 했던 걱정은 쓸데없는 기우. 매표소 앞의 몇몇 식당이 불을 환하게 밝히고 있다.


산중턱에 웬 용궁,시래기해장국으로 배를 채우고 해우소에서 걱정거리 말끔히 해결.

출발에 앞서 매표소를 배경으로 찰칵.

등산로로 접어들어 조금 걷다보니 시원한 물소리가 귀를 간지르고

법계교 인가? 다리를건너 칼바위 갈림길을 지나


비탈길을 오르다보니

시야가 툭 터지며 지리산의 능선이 보인다.







법계사를 지나쳐 오르다보니 오른쪽으로 중봉과 하봉 두류봉 능선이 보이고
개선문이 나타난다.


가파른  천왕봉 기슭을 오르다 천왕샘 물 한모금으로 목을 축인다.


꽃은 아름답고 숲은 싱그럽지만 경사가 심한 비탈길은 천왕봉까지 남은 600m가 6km보다 멀게 느껴진다.

땀을 비오듯 흘리며 허덕이다보니, 순간 뿅 하고 나타나듯이 천왕봉 정상석이 내 눈앞에 있다.

기념사진 한장,   내가 지리산 정상에 서다니...가슴에 벅찬 감격이 소용돌이친다.

멀리 반야봉이 희미하게 보이고,

반대편엔 중봉과 하봉(?)이 쑥스러운듯이 구름사이로 고개를 내밀고 있다.



삶과 죽음은 무었인가? 想念속에 통천문을 지난다. 어느쪽이 仙堺인가.......

이 높은 곳에 토끼풀이? 흐트러지게 피어있는 야생화가 나를 반긴다.


안개 속의 제석봉,



바위 틈에 앙증맞게 핀 돌양지꽃

안개 속에 고사목지대를 지나고
연하봉을 지나며

 
사진한장 남겨본다.(사진마다 인상파로 찍히다니..ㅉㅉㅉ)

제석봉을 지나다  발견한

누드족 달팽이, 옷은 어디다 벗어 버렸나? (민달팽이)

안개속의 촛대봉,그리고 바위들........


잎을 비비면 오이향이 난다는 산오이풀,

꽃을 지나

세석 갈림길 넘어로
세석대피소, 오늘 하루밤 신세를 질곳이다

소주 한잔 곁들인 저녁식사후 피곤한 육신을 눕히고 잠을 청한다.
조금은 안개가 걷힌 세석평전(?)

그러나 길을 나서니 나는 다시 구름 속의 神仙이 된다. 




구름속에 건너다보이는 형제봉(?)과 낙남정맥.


선비샘에 목을 축이고 산죽 길을 걸어

 

벽소령을 지난다.(대피소에서 쉬고 있는 등산객들)


연하천 대피소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이원규-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천왕봉 일출을 보러 오시라

삼대째 내리 적선한 사람만 볼 수 있으니

아무나 오지 마시고

노고단 구름 바다에 빠지려면

원추리 꽃 무리에 흑심을 품지 않는

이슬의 눈으로 오시라

행여 반야봉 저녁 노을을 품으려면

여인의 둔부를 스치는 유장한 바람으로 오고

피아골의 단풍을 만나려면

먼저 온몸이 달아 오른 절정으로 오시라

 

불일 폭포의 물 방망이를 맞으러

벌 받는 아이처럼 등짝 시퍼렇게 오고

벽소령의 눈 시린 달빛을 받으려면

뼈마저 부스러지는 회한으로 오시라

세석평전의 철쭉꽃 길을 따라

온몸 불사르는 혁명의 이름으로 오시라

 

최후의 처녀림 칠선 계곡에는

아무 죄도 없는 나무꾼으로 만 오시라

진실로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섬진강 푸른 산 그림자 속으로

백사장의 모래알처럼 겸허하게 오시라

연하봉의 벼랑과 고사목을 보려면

툭하면 자살을 꿈꾸는 이만 반성하러 오시라

 

그러나 굳이 지리산에 오고 싶다면

언제 어느 곳이든 아무렇게나 오시라

그대는 나날이 변덕스럽지만

지리산은 변하면서도 언제나 첫 마음이니

행여 견딜 만 하다면 제발 오지 마시라

 


백두산을 향한 이정표, 언제 백두대간을 걸어 백두산엘 갈 수 있을까?  


이정표에 분명한 뱀사골 대피소 표시,  오늘은 거기까지 만 가려 했는데 대피소가 폐쇄되었단다.

 


화개재에서 바라본 뱀사골쪽 산세와 삼도봉 넘어보이는 반야봉.


길섶에 피어있는 둥근이질풀, 기나긴 계단을 올라


삼도봉에 오른다. 홀로 걷는 내게 친구해주는 잠자리 한마리,



노루목의 표식에도 있는 뱀사골 대피소, 산길에 지친 이 들이 찾아갔다 탈진이라도 하면 어쩌려고......

임걸령 샘터를 지나니 저멀리 노고단 정상이 보인다. 휴~.....



 


노고단 재에 이르니 다시 구름이 계곡을 타고 흐르고 KBS중계탑도 구름에 휩싸인다.


비로소 다다른 노고단대피소, 건물이 산뜻하다.


새벽에 일어나 사진이라도 몇장 건질까 하고 노고단엘 다시 올라 갔으나 혹시가 역시,사방이 뿌연것이 보이는게 없다.


돌아 가는 길로 내려오다 만난 어치와  다람쥐한마리,       

 


하얀꽃이 가득 피어 있는 이름모를 나무를 지나 성삼재 휴게소에서 이번 산행을 마무리한다. 단잠을 뒤로 하고 어두운 산길을

달려  중산리까지 데려다준 영길이 고맙고  산행중에 혹시(?)하고 안부전화 준 친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