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2018 반야봉

갱섭이 2018. 6. 23. 05:43

2018 반야봉 나들이

2018년 6월 21일 맑음

성삼재~반야봉~이끼폭포~뱀사골~반선

 약 19.4km  9시간 소요




지난 5월 하순부터 지리산 반야봉 묘향대에서 뱀사골로

내려가는 길에 있는 나도옥잠화 군락지에 오고싶었으나

여러가지 일정에 발목이 잡혀 있다가

며칠의 자유시간이 생겨 배낭을 챙겨

용산역애서 여수행 기차를 타고 구례역에

내리는 시간이 03시 10분...

평일임에도 20여명의 산꾼들이 함께 내린다....



택시를 이용하여 어둠에 잠겨있는 성삼재에 도착한다,





우연히 렌턴 불빛에 포착된 분홍색 꽃송이의 색이 곱구나...




어둠속에 계단길로 노고단대피소에 도착한다...



노고할매, 오래만에 만나고....



여명이 밝아오는 노고단재....




시간맞추어 탐방예약을 하여놓은 노고단정상을 향한다....



반야봉 오른쪽으로 천왕봉의 산그리메가 뚜렸하다...




지리십경중 하나인 노고운해....





자연은 위대하고 아름답다고 말할뿐

산정에 서서 바라보는 풍경에 압도되어 가슴벅찬 감동에 빠져든다...





방송국 철탑 뒤산줄기 끝봉우리가 광주 무등산...




노고단으로 내려와서....





파란 하늘과 흰구름, 붉은 여명의 조화가 아름다워요....




지리의 녹음속으로....


산그늘에 얼굴을 가리고 펑펑 울기에 참 좋은 날입니다.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 언제 어느 곳이든 아무렇게나 오시기 바랍니다.
다만 등산은 말고 입산하러 오시길.
등산은 정복욕과 교만의 길이지만
입산은 자연과 한 몸이 되는 상생의 길이기 때문입니다.


경쟁하듯이 종주를 하다보면
보이는 것이라곤 앞 사람의 발뒤꿈치 뿐이지요.
하지만 입산의 마음으로 계곡을 타고 흔적 없이 오르는 사람에게는
몸 속에 이미 지리산이 들어와 있습니다.
유정 무정의 뭇 생명들이 곧 나의 거울이자 뿌리가 되는 것이지요.
누구나 정복해야 할 것은 마음 속 욕망의 화산이지 몸 밖의 산이 아닙니다.


산에 오를 때엔 바람의 방향을 따라 흥얼거리며
'만만디'('천천히'의 중국어) 오르기 바랍니다.
그것만이 사람도 살고 산짐승도 사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바람결에 나의 냄새와 노래를 실어 보내면 멧돼지나 반달곰이나 독사들도
알아서 길을 내주지요.
처음엔 향기로운 풀꽃을 따라 갔다가 상선약수의 계곡 물을 따라 내려오시기 바랍니다.
바로 그곳에 그대를 기다리는 이들이 있습니다.


                                        이원규의 지리산 가을편지.



지금은 꽃때가 좋지않을때....

봄 꽃은 가고 여름 꽃이 올 때까지의 공백기라고나 할까?...

등로옆 숲속에 감자난의 꽃대가 시들어가고 있구나....




풀꽃이 없으니 나무가득 피어있는 함박꽃이 더 반가워요....




꽃이 없다 하였더니 부지런한 지리터리풀이 벌써 꽃을 피워주누나...

보름정도 더 기다려야 볼 수 있는 친구인데...



등로옆의 산죽이 꽃을 매달았네...

대나무는 꽃이 피면 죽는다는데....



범꼬리가 꽃을 피우면 그때부터는 여름이라는데

이제 지리에도 여름이 오는구나....




날라리봉에 다다르니 시야를 가리던 숲에서 해방된다....




운무 피어있는 피아골 위로 우측은 광양의 백운산이고

좌측은 영신봉에서 시작되는 남부능선의 형제봉쯤 되시겠구나...






지리산에서 가장 순한 등로를 걸어 돼지령에 도착하여

샌드위치 한쪽으로 배를 채우고....



질등,문바우등,왕시루봉 능선 위에 하늘이 아름답구나....





피아골삼거리 지나 임걸령 샘물로 목을 축인다....

아! 시원타!.....






고운 노래들려주는 새들의 지저귐을 들으며 지리의 숲속을 걷는다,

속 씨끄러운 일이 있어 어지러운 맘을 달래려

깁자기 나선 걸음....

인적없는 숲을 걸으니 조금은 가라앉는듯 하다...


술에 취하지 말고

자연에 취하시라고?...

취할 것은 많아요,

사랑에 취하고

음악에 취하고

시에 취하고

정답게 바라보는 당신의 눈빛에도 취하고 싶어요....






반야봉으로 갈라지는 노루목에 이르러 걸어온 능선 한번 뒤돌아보고...




만만치않게 가파른 반야봉의 오름을 더듬는다...




일월비비추의 꽃봉오리....




가파른 오름을 천천히 걸어

지리산의 모든 기운이 발원한다는 반야봉에 도착한다.

작년 여름에 같은 코스로 걸으려 왔다가 폭우를 만나

화개재로 발길을 돌린후 일년만에 다시왔구나...



갈지자(之) 지리능선 뒤로 천왕봉이 우뚝하고

그 위로 찬란한 햇살이 쏟아진다....






한참 머물며 조망을 즐기고 셀카놀이도 하고....

역광이라 정상석을 거꾸로 안고서 찰칵...




금단의 줄을 지나 비법정탐방로로....



국공파의 공갈(?)도 무시하고...





중봉가는 길의 헬기장,

언제 반야봉의 낙조를 보러오고 이곳에서 하룻밤 유하며

하늘의 별도 감상해야지...



연안 김씨의 묘도 지나고...

벌초하러 오기 힘들겠다...



이곳에서 직진하면 투구봉이고 그곳에서 좌측은 쟁기소로 내려가고

우측은 망바위봉을 거쳐 반선으로 내려가는 심마니 능선인데

나는 이곳에서 우회전,

묘향대로 내려간다....




가파르고 울창한 숲을지나....




지붕을 노랗게 새로 칠한 묘향대에 들리고

절벽아래 석간수 한모금으로 목을 축인다...



묘향대는

  전북 남원시 산내면 부운리에 위치.

묘향대(1485m)는  남한에서

 현존하는 사찰 중 가장 높은 곳에 있다.

 (설악산 봉정암 1224m, 산청 법계사 1450m)



땡중(?)이 올해는 채마밭을 갈아놓았구나...

어느해는 빈 술병만 굴러다녀서 그때부터 땡중이라 부르는데...




이끼폭포를 향하여

반야봉의 원시림속으로...





옥잠화꽃을 만나기에는 너무 늦게 찾아왔다...

꽃대에 열매를 맺은 친구 몇을 만나는게 전부...

어쩌나, 다음을 기약하는 수 밖에....



2014년 종주때 칠선봉에서 만났던  친구.....




쓰러진 나무를 넘어올때 정강이가 닿았는데 긁혔는가 보구나...

아야 아야, 고운 내 다리에 상처가 생겼어....



머리위 바위에 피어있는 금마타리...



스틱은 던져놓고 밧줄에 매달리고...



바위떡풀 가득 붙어있는 커다란 바위아래를 지나...




점점 희미해지는 등로를 더듬어가며

아무도 없는 원시림 속에서 숲의 향기를 만끽한다...




성삼재에 몇그루 있는 산딸나무는 꽃이 피지 않았는데

머리에 하얗게 꽃을 이고 있는 산딸나무를 만나고....




함박골 위 소나무 아래 바위에 앉아

햇반에 물 말아서 열무김치 반찬으로 출출해진 배을 채워준다...

시장이 반찬이라 정말 맛나구나...








아래에 이끼폭포가 있는 함박골 상류 도착

이하

이끼폭포로 하산길의 함박골 중류의 미니폭들







계속되는 거친 너덜을 길을 찾아가며 헤메어....




이끼폭포에 도착한다...



이끼폭포(일명 실비단폭포)는 지리산 반야 중봉과
심마니능선 사이의 함박골 하류에 위치해 있다.
이끼폭포의 물은
심마니능선의 망바위봉(1379m)에서
흘러내린 물로 함박골의 지류에 해당하고
미국CNN방송이
한국에서 가 보아야 할 명소 ToP 50 안에 선정한 곳이다.





한가운데를 비추는 강한 햇빛에 폭포의 전경을 담아도

사진이 좋지 않구나....





이리저리 담아도 별로여서 2015년에 담아두었던 사진으로 다시 올린다...






이끼폭포 위의 너덜 속에서 물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물이 너덜속을 흐르다 이끼폭포로 용출되는 것이다....

예전에는 이리로 길이 있었는데 국공파들이 간벌한 나무를

쓰러트려 놓고 산객들의 통행을 막아 몇년 사이에 길이 없어져서

길을 찾아 한참을 헤메인다.....



결국 폭포 건너편의 기슭에서 희미한 발걸음의 흔적을

찾아내지만 이내 그도 사라지고 계곡치기를 하다시피 너덜을 더듬어 내려온다...










한시간쯤 헤메었나?...

저만큼 나무사이로 무명 철교가 보인다....




휴~ 이제야 국공파의 진법에서 벋어난다....



진법으로 먹아놓아도 요라조리 다 숨어들고

찾아디니는데

차라리 등로를 안전하게 닦아놓고 닿아놓은 문을 열어주시길...

무명교 아래 벤취애서 땀을 식히고....





이제 편안해진 등로를 흐르는 물소리들으며 뱀사골의 내리막을 천천히 걷는다



맑은 물과 울창한 숲, 아름다운 새소리...

이곳이 천국이어라....




뱀사골에서 쓴 편지


남원에서 섬진강 허리를 지나며

갈대밭에 엎드린 남서풍 너머로

번뜩이며 일어서는 빛을 보았습니다

그 빛 한 자락이 따라와

나의 갈비뼈 사이에 흐르는

축축한 외로움을 들추고

산목련 한 송이 터뜨려놓습니다

온몸을 싸고도는 이 서늘한 향기,

뱀사골 산정에 푸르게 걸린 뒤

오월의 찬란한 햇빛이

슬픈 깃털을 일으켜 세우며

신록 사이로 길게 내려와

그대에게 가는 길을 열어줍니다

아득한 능선에 서 계시는 그대여

우르르우르르 우레 소리로 골짜기를 넘어가는 그대여

앞서가는 그대 따라 협곡을 오르면

삼십 년 벗지 못한 끈끈한 어둠이

거대한 여울에 파랗게 씻겨 내리고

육천 매듭 풀려나간 모세혈관에서

철철 샘물이 흐르고

더웁게 달궈진 살과 뼈 사이

확 만개한 오랑캐꽃 웃음 소리

아름다운 그대 되어 산을 넘어갑니다

구름처럼 바람처럼

승천합니다.


                                   고   정희  지리산의 봄 중에서...

 

                                                                 (고정희(高靜熙 1948년~1991년)

                                                       전남 해남에서 출생하였고 한국신학대학을 졸업하였다.

                                                       《현대시학》에 〈연가〉가 추천되어 문단에 나왔으며 ‘

                      목요시 동인으로 활동했다.

                                             1983년 《초혼제》로 ‘대한민국문학상’을 탔다.

                                                           1991년 지리산 등반 도중 뱀사골에서 실족 사고로 작고했다.

 







뱀사골은 9.2KM에 이르르는 긴 계곡으로 울창한 숲과 맑은 물로 이루어진

명소가 많은 곳으로 많은 사람들이 더위를 피해 찾아오는 곳이기도 하다.




 

뱀사골’에 대한 국림공원의 안내판에는

 

“지금으로부터 1,300여년 전 현 국립공원 관리사무소(전적기념관과 함께 있음)

 자리에 송림사라는 절이 있었는데,

지금의 실상사보다 100여년이 앞선 대찰로 1년에 한번씩 스님 한 분을 뽑아 칠월백중날

신선바위에서 기도드리게 하면 신선이 되어 간다 하여 이 행사를 해마다 계속하는데,

이를 기이하게 여긴 고승(高僧)이 임금님께 상소한 바,

극약을 묻힌 비단옷 한 벌을 하사하신 다음 그 옷을 입고 신선바위에 올라 기도를 드리게 했다.

그날 새벽 괴성과 함께 기도드린 스님은 간 곳이 없고,

날이 밝자 계곡내 용소(龍沼)에는 용이 못된 이무기가 죽어 있었다.

그 후 이 계곡을 뱀이 죽은 골짜기라 하여 뱀사골계곡이라 하며,

스님들의 반은 신선(神仙)이 되었다 하여 마을 이름을 반선(伴仙)이라 부른다.”

 국공에서 전설을 만들어 내고 있지만,

 사실은 그 골짜기에 배암사란 절이 있어서 배암사골이라 부러던 것이 변해서 뱀사골이 되었다고 한다.


아래 사진이 용소의 풍경 ....






웬만큼 내려왔으니 땀좀 식혀야 되겠는데

이따금 하나둘 올라오는 유산객 때문에 알탕은 하지못하고

다리아래 물로 내려가 발을 담구고 세수로 흘린 땀을 닦아내는 정도로 만족한다.



땀을 식힌후 다시 걸어 요룡대 앞에 오니 저만름 와운교가 보이는데

휴일에는 더러 택사도 올라와 손님을 기다리곤 하더니 오늘은 아니 보이시네...

그러면 2km를 더 걸어야지....



물 흐르는 계곡에 설치된 데크는 여러번 걸었으니

오늘은 시멘트 길로....





데크길과 다시 만나고 500m를 더 걸어 부운교에서 산행을 마치고

인월까지 택시로...마중오겠다는 친구는 감자를 캔다니 오지말라 하고

함양과 안의를 거쳐 용추골짝을 찾아가 하루밤 유하고

 어머님 산소에 막걸리 한잔 부어드리고 집으로 돌아온다....

울뚝밸 못된 속아지로 길을 나섰지만 아름다운 자연속을 잘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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