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산의 봄 야생화를 찾아서...
2017년 4월 9일 흐린후 맑음
진접읍 팔현리~절골계곡~정상~팔현계곡
약 15km 8시간 소요....
매일 지나다니는 남산길에 개나리,진달래가 제법 색갈이 짙어져가고
여의도에는 벛꽃축제가 벌어져 이제는 봄이 무르익어간다.
하지만 깊은 산에는 계절의 흐름이 느린 법,
해마다 봄을 맞으러 찾아가는 명지산은 아직도 2~3주일은 더 지나야
봄 꽃을 보여줄 것이고 먼 남도의 산은 꽃 때가 이미 지나지 않았을까?
귀동냥으로 들은 소문에 천마산 팔현계곡에 야생화가 제법 있다기에
행장을 간단하게 꾸려 찾아간다.
다른이들과 함께 걸을 것이라면 전철을 이용하여 호평역이나
얼마전 새로 개통한 천마산역을 이용하겠지만
모두 바쁜 시기에 함께 가자고 연락하는 것도 민폐일 터,
조용히 혼자 걷기로 한다.
아침 일찍 이슬이 맺힌 꽃을 보기 위해 평소보다 일찍
집을 나서니 전화기의 네비게이션이 20여분 만에 목적지에 데려다준다.
들머리 인 다래산장 앞의 이정표와 산행안내도를 지나 등로에 들어서니...
잎이 갈라진 것이 남산제비꽃 되시겠다...
현호색은 이슬을 잔뜩 머금고 있네,
지난 밤에 비라도 내렸는지 이슬이라기엔 물방울이 커다랗고 많다.
봄 일기
봄이 일어서니
내 마음도
기쁘게 일어서야지
나도 어서
희망이 되어야지
누군가에게 다가가
봄이 되려면
내가 먼저
봄이 되어야지
그렇구나
그렇구나
마음에 흐르는
시냇물소리
이 해 인
봄 빛 머금은 계곡을 호젓하게 걷는데 예쁜 새소리는 덤으로 얻는다.
현호색이 지천으로 깔린 꽃밭을 나 혼자서 독차지한다...
이곳은 특히 점현호색이 많구나...
부끄러운듯 살며시 고개숙인 얼레지 아가씨...
진달래 화사하게 피어있는 합수지점에서
우측 절골계곡으로 접어들고...
바람꽃도 꽃 송이를 맺고 있다...
오후쯤에는 꽃이 활짝피겠지...
금 괭이눈
이 친구는 큰 괭이밥 되시겠고...
운지버섯도 어린것은 예쁘구나...
어디서 본 듯한 잎이 있어 주변을 두리번거리니 산자고가
꽃봉오리를 맺고 있다.
5년 전 대간길 조령산 구간에서 만난후 오랫만의 해후이다.
바람난 여인들의 모임인가?...
얼레지의 꽃말이 "바람난 여인"
꽃들과 놀면 놀면 걷다보니
계곡이 없어지고 호평동에서 올라오는 마루금에 합류한다.
쓰러진 시설물이 뒹굴고 있는 마루금에는 세찬 바람이 불고있어
땀이 식으니 추워 몸이 떨려와
오르막에서 벗었던 바람막이를 다시 입는다.
그리운 날에는 바람으로 살고 싶다
누군가가
그리운 날에는
바람으로 살고싶다.
거칠것 없고
머무름 없는 바람으로
그저 자유롭게
허허로운 내 모습을 감추고
떠나는 바람으로 살고 싶다.
나를 위해 울어 줄
단 한 사람에게도
마지막 흔적조차 보이지 않고
떠날 수 있는
바람으로 살고 싶다.
박 강 남
쓰러져 있던 입간판(?)의 내용을 다시 적어본다.
재작년 겨울 산행으로 왔던 천마산,
오늘은 봄꽃을 찾아왔다.
연계산행을 주로 하는 축령산과 서리산 능선너머
경기 제1봉 화악산의 산그리메가 희미하다.
연인산도 보이고....
여기서 철마산을 지나 마루금으로 걸으면 주금산에 이르고
거기서 베어스타운으로 내려설 수 있다.
정상 아래에 노랑제비꽃이 군락을 이루고....
되돌아가는 길의 쉼터에서 출출해진 배를 채운다.
바나나에는 사람에게 행복함을 느끼게 하는 성분이 들어 있다던가?
그럼 바나나부터 잡수어주지....
꺽정바위의 조망점에서 오남저수지도 내려다보고...
수락산 넘어 도봉산 만장봉이 보이고
불암산 넘어로는 북한산 인수봉,백운대와 보현봉까지의 능선이
뚜렸하다.
한강과 팔당대교 위로 잠실의 모기업체의 110층 건물이 뽀족하고
그 뒤에 관악산이 희미하구나...
자! 이제 다시 봄의 요정들을 만나러가자....
오전에는 꽃잎을 다물고 있던 산자고가 은근하게 미소짓고 있고...
욕심쟁이로는 끝내주는 대한민국 아주머니들...
두분이 지나가며 나누는 대화가 저 나물을 데쳐서 무쳐 먹으면
취나물보다 맛있다며 뜯어가자고 한다....
몇포기 되지않는 저 어린 것을...
그 소리를 듣고 분기 탱천한 나,그들을 가로막으며 하는 말,
"경동시장에 가면 가지가지 봄나물 골고루 있으며 값도 매우 싸다"며
건드리지 말라고 쫓아버린다.....
심 봤다!....
귀한 청노루귀를 만나는 행운을 얻는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무슨 말이 필요한가?
가슴벅찬 감동으로 꽃을 바라 볼 뿐....
이 아이는 얼레지잎 사이로 얼굴을 내밀었는데
모르는 사람이 보면 얼레지 잎을 노루귀 잎이라 하겠다.
아! 실력이 모자라니 줄기의 솜털은 포착했지만
꽃이 너무 밝게 잡혔다.....
애석...또 애석....
꿩의 바람꽃도 꽃이 너무 밝고....
오전에 보았던 여인들, 날이 더워지니 치마까지 걷어 올리셨네....
올라 갈 때 못보고 지나쳤던 큰 괭이밥.
만주바람꽃
다시 처녀치마를 찾아 팔현계곡을 더듬어 오르는데...
댓잎 현호색
이 친구들도 쉽게 만나지못하는
족두리풀 되시고....
지난 가을 풍성함의 흔적인가?
밤송이에는 아직도 알밤이 들어있네...
제비꽃도 워낙 종류가 많은데 굳이 구분하자면
이친구는 흰털 제비꽃 되시겠다.
나무등걸에 뿌리내린 이친구에게 혹하여
등 뒤 20여m 에 있는 처녀치마를 놓치는 바람에
6 km가 넘게 거친 계곡을 오르내린다....
피나물꽃(노랑매미꽃),
이 친구들도 신경써서 사진에 담을 것을...
무심하게 한커트만 담아오니 그림이 영 마음에 들지않는다...
양지꽃....
가지과의 미치광이풀,
독성이 강하지만 한약재로 쓰이기도 한다고...
처녀치마를 등 뒤에 두고 놓치는 바람에 거친 너덜계곡을 3km나
더 올라 왔다,
가지가지 귀한 꽃들을 즐기며
맑고 청아한 물소리를 벗삼아 걸었지만
힘드는 것은 사실...
준비해온 커피를 마시며 땀을 식힌다.
오후 시간이 되니 진사들이 더 많아졌네...
참 힘들게 처녀들을 만난다.
내 개인적으론 이친구들이 예쁘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그저 만나기 쉽지 않다니 귀하게 여길뿐
복수초나 노루귀 같은 단아한 아름다움은 글쎄....
인천에서 오셨다는 진사님,
정말 열심히 담으신다....
구슬이끼...
좋은 카메라로 접사하면 정말 예쁘겠다.
이끼 종류가 12,000 가지나 되고
가까운 미래에는 우리 인간들이 많은 도움을
받을수 있다는데 잘 가꾸고 보존에 힘 써야겠다...
앉은부채를 카메라에 담고 하산을 서두른다.
장거리 산행을 할때는 무게가 부담스러워 똑닥이디카를
가지고 다니며 사진을 담다가 바로 대포카메라를
사용하기전에 연습삼아 중간 정도의 카메라를 가지고 왔는데
초점도 제대로 맞추지 못하였고
노출도 그렇고...
아름답고 귀한 꽃들을 제대로 찍지 못해서 많이 담았다가 많이 버리고
겨우 건진 사진이 여기에 올린 정도...
모자라는 솜씨가 정말 창피하고 부끄럽고...
보조 밧데리를 충전해 놓고서도 챙기지 못해 노루귀를 만났을때
전원이 꺼져서 다시 똑닥이 디카를 사용하게 되었다...
앞으로 좋은 사진을 남기려면 카메라와 사진에 대해서 많이 공부해야 되겠다
멍청하게 흘리고 다니지 말고....
함께 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한 아쉬움은 다음에
더 좋은 곳을 찾음으로 달래기로 하고
개나리,진달래 곱게 피어있는 봄빛 짙어가는
게곡을 더듬어 내려와 고운 꽃들과 함께 한
즐거운 소풍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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