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근교의 산

운악산

갱섭이 2014. 5. 4. 21:50

경기명산 운악산 산행기

2014년 5월4일 산행중 맑음

등산1코스~정상~서봉왕복~2코스하산(현등사경유)

10:20~15:20 5시간소요(휴식포함)

 

 

좋은글 좋은음악 까페의 늘푸른 솔향기대장이 진행하는 경기 북부의 빼어난 산,

운악산 산행에 참가글을 달았고 그 산행에 참석하기위해 이른 아침 집을 나서

상봉역에서 일행에 합류하고 버스에 오른다...

오래만에 만나는 반가운 얼굴들...

그러나 머리나쁜 나는 그분들의 닉네임을 다 기억하지 못하는데....

여러분의 총무님들이 바쁘게 음료수와 떡,과일등을 나누어준다...

타 산행까페보다 저렴한 참가비에 어떻게 이런 음식들을 나눌수가 있을까?...

가만히 앉아 받기에는 미안스럽고 고맙다...

 

 

 

참,나... 머리 나쁜데다가 맨 뒤자리에 앉은 나는 어떻게하라고

앞자리서부터 닉네임 외우기 게임을 한다...

귀여운 실수와 웃음...그리고 박수소리....

그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보니 차는 목적지에 도착하고....

 

 

송화대장의 리드로 산행전 몸풀기 운동을 한다...하나~둘~일곱~여덟...

 

 

 

 

출발전 단체사진을 오늘 처음 뵙는 포토맨 님의 사진에서

살모시 얻어옵니다....

 

 

여러 종류의 음식점들의 가운대를 통과하고....

 

 

등산로 옆의 삼충단에 들려 잠깐 이곳에 모셔진 세분의 忠臣에게 묵례를 올리고

사진 한장 얻어간다.

이 三忠壇은 구한말의 조병세,최익현,민영환 세분 선생의

충절을 기리는 제단이다...

서기 1905년 일제의 강제적인 을사조약체결에 항의하여

조병세선생은 상소를 올리는등 항거하시다가 訣告國中上民書 라는

유서를 남기고 자결하셨고

최익현선생은 을미의병운동의 태두로 을사조약을 보고 통분하여

의병을 봉기하여 왜구를 토벌하시다가 체포되어

대마도에 구금되었으나 단식으로 항거하시다가 순국하시었고

민영환선생은 시종무관으로서 대한문 앞에 나가 석고대죄하며

국권회복의 상소를 올리다가 뜻을 이루지 못하여 국민과

각국외교공사에게 보내는 유서를 남기고 자결하시었다....

이 삼충단은 1910년 設壇되었으며 1989년에 복원되었고

매년 11월 25일 세분께 際饗을 올리고있다 

 

 

 

운악산 현등사 일주문을 지나는데 사람들의 접근을 막기위해

돌려쳐진 비닐테이프가 흉물스럽다...

 

 

 

 

등산로 삼거리에서 1코스로 우회전... 녹음속으로 슬며시 들어선다...

 

 

 

선두대장에게 서봉을 들리기위해 앞장서 걷겠다고 허락을 얻은뒤

숲의 향기를 즐기며 혼자서 등로를 걸어간다..

 

 

 

 

희안하게 생긴 눈섭바위를 지나니 된비알의 너덜길이 나타난다...

 

 

고도를 높여가니 간혹 시야가 터지는 곳에서 보이는 산자락은

연녹색 융단을 깔아놓은듯 하고....

 

 

 

응?... 운악산에 이렇게 순한 길이...향기로운 숲의 냄새를 맡으며

그야말로 찬란한 오월의 신록속을 홀로 걸으며 깊은 사색에 잠긴다...

이 운악산 산행으로 대체된...한달 이전부터 준비해온 지리산산행의

불발에 대한 커다란 분노와 실망,그리고 애증과 갈등...

그로 인한 정처없는 공허함과 끝을 알 수 없는 우울감에 빠져있는 현실을

어떻게 슬기롭게 헤쳐나가야 되는지....

 

 

 

 

하늘은 파랗게 높고 맑으며 바람은 적당하게 시원히 불어주는

산행하기에는 기가막히게 좋은 날씨에 아름다운 숲속을 걷건만

저 찬란한 신록조차 슬프게 보이는 것은 내 마음에 아직도

끈적끈적한 집착이 남아있기 때문일까?....

 

 

등로 곁의 비탈에 하얗고 조그만 꽃을 매달고 있는 둥글레를 발견하고

한참을 그 꽃들과  사진찍기 놀이를 한다....

나,이 꽃들과 함께 할 때 한없이 행복하여라....

 

 

 

 

바닥의 철쭉가지에 기대놓은 등산로 표식...

정말 한심스러워라...좀 제대로 설치해 놓으시지....

 

 

(1)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니 시야가 툭 터지며 병풍바위와 정상부가

눈앞에 펼져져있다....

과연 절경이로다...무어라 말로 표현할 수도 없고

실제 바라보는 것과 사진과의 차이도 매우 커다랗구나....

1~2~3번 사진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연결시켜 바라본다 생각하면 되실듯...

 

(2)

 

(3)

 

주변의 경치에 감탄, 또 감탄하며 걸음을 옮긴다...

 

 

 

 

정상까지의 거리가 구조지점을 표시한 말목엔 690m,

그 곁의 이정표엔 530m 로 적혀있으니 어느것을 믿어야 할까?...

한심한xxx들 같으니라구... 저렇게 해 놓고도 월급은 잘 받아 드셨겠지?...

제법 된비알을 올라야하니 준비해온 간식을 꺼내어 먹는데 선두그릅이 합류해

함께 이것 저것 나누어 먹으며 한참을 쉰다.

음악소리 총무님 사과 고맙게 잘 먹었읍니당....

 

 

 

 

 

 

자!..올라가 보자...와이어에 매달리고 말굽쇠를 잡고  네 발(?)을 이용해

온몸으로 된비알의 바위를 오르면 멋지게 생긴 나무가 나를 반기고

 아름다운 풍경이 오르느라 흘린 땀을 보상해주는듯...

 

 

 

바위

                                              유  치환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아예 애련(愛憐)에 물들지 않고
희로(喜怒)에 움직이지 않고 비와 바람에 깎이는 대로
억년(億年) 비정의 함묵(緘默)에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하여
드디어 생명도 망각하고
흐르는 구름
머언 원뢰(遠雷)
꿈꾸어도 노래하지 않고
두 쪽으로 깨뜨려져도
소리하지 않는 바위가 되리라 ..


 

내 삶의 이정표같은 시를 다시 한번 되뇌어본다...

그래, 안으로 안으로만 갈무리하여서 모든것 잊어버리자..

어떤 아픔도 조용히 견디어 내면서....

 

 

 

이 산행기의 유일한 단독모델,청강님....불어오는 바람이 시원 하지요?...

 

 

 

 

좌에서 우로 순서대로....

국망봉,귀목봉, 화악산,명지산,봉정산,그리고 연인산줄기...

병풍바위 능선위로 우연히 잡힌 경기북부의 거봉들...

경기도의 높이 1,2,3위 의 산이 한 앵글에 잡혀 있구나...

 

 

망경대 바위의 소나무, 흙한줌 없어 보이는 바위 위에서

뜨거운 여름과 혹한의 겨울,세찬 바람을 어떻게 견디며

살아 남았을까?...자연의 생명력은 한없이 경외스러워라....

 

 

 

아름다운 경치에 취해 걷다보니 어느새 정상에 도착한다.

산객들 많이 몰리기전에 얼른 정상석을 사진에 담고

서봉으로 걸음을 옮긴다...

(이 지역 사람들은 정상을 동봉이라 부르기도 한다.)

 

 

 

정상에서 바라본 서봉 모습...

 

 

서봉 가는길...

 

 

서봉에서 바라본 동봉...

 

 

운악산 서봉은 정상인 동봉보다 키가 2m 모자라구나..

쬐끔은 억울하기도 할듯...

 

 

서봉은 바람이 세차게 분다.

동봉에서 이어진 한북정맥 능선을 보며 두 팔 벌리고 서서

대지의기운이 가득 실린 봄바람을 마음껏 흡입한다...

그래, 이 곳에서 그동안의 갈등과 분노를 이 신선한 바람에 모두 날려버리고

깨끗하게 털고 가자...그리고 잊어버리자...

이 시간이후엔 모든 부정적인 것들을...

 

 

 

 

정상으로 되돌아오니 일부 산꾼 식구들이 도착해 점심식사 준비를 하고있다.

나도 함께 어울려 맛있는 음식을 나누어  배불리 먹는다....

 

 

식사를 마치곤 정상에서 해바라기도 하고 한담을 나누며 한참을 여유롭게 쉰다...

이제는 조심조심 내려가기만 하면 되니....

 

 

정상석에서의 단체사진, 월영님의 사진에서 빌려옵니다...

사용료는 담 산행때 커피로 대신 하겠읍니다요...ㅎㅎㅎ

 

 

하산길에 서봉 한번 다시 바라보고...

 

 

그야말로 찬란한 오월의 신록속으로 하산 시작....

 

 

 

몇년전 도래기재 구간의 철쭉군락지에서 이후 오랫만에

깨끗하게 피어있는 철쭉과 조우한다...

 

 

오잉!... 심 봤다....등로 한귀퉁이에서 발견한 붓꽃...

각시 붓꽃은 분명히 아니고...색갈이나 키로 보아서는 흰 난장이붓꽃인데...

오늘 우연히 아주 귀한 꽃을 만났구나...

 

 

 

능선에서 현등사쪽 계곡으로 급경사의 너덜길을 내려간다..

무릎 아픈 나는 이런 길 정말 싫어...

 

 

이 바위는 무었을 닮았을까요?....

 

 

된비알의 너덜길이 제법 길구나...

조심 조심,넘어져 다치지 않게...

숲의 향기를 음미하며 내려간다....

 

 

산을 일부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아놓은 것을 보니 약초라도 심어놓은것 같고

그를 관리하기 위한 산막으로 지어놓은듯한 허름한 건물을 지난다....

 

 

 

 

내리막을 한참 걸어 현등사 부도를 만난다...

 

 

 

초파일이 가까워 연등을 달아놓은 현등사...

대성전이라도 새로 짓는것일까?..

한쪽에선 불사가 한창이다...

 

 

색갈도 곱고 모양도 예쁘건만 너무 흔한 탓에 꽃대접을 옳게 받지 못하는

 애기똥풀이 피어있는 시멘트 포장길을 내려간다...

 

 

 

無雲폭포라나...와폭을 감상하고 ...

 

 

폭포아래 맑은 물속의 송사리 몇마리....

 

 

 

이곳에서 마들님은 탁족하시고..

이몸은 머리감고 등목하고 시원하게 발 담구고 한참을 쉰다...

계곡의 물은 아직도 얼음만큼이나 차갑구나...

내가 발 씼은 이곳을 탁족대라 명하노라...

 

 

 

오전에 지나쳤던 삼거리를 만나고 일주문을 다시 지나쳐

 

 

등산로 입구의 통제소를 지나쳐  뒤풀이 장소로 옮겨

함께 걸은 좋은 님들과 정을 나누고 오늘의 산행을 마친다.

 

 

적당한 거리의 산행과 아름다운 경치,높고 맑은 하늘과 시원한 바람,

찬란하게 아름다운 오월의 신록을 여유롭게 걸은 힐링 산행!...

오래전부터 준비하시고 진행하시느라 애쓰신

좋은글 산꾼 동아리방 집행부 여러분의 노고에

새삼 깊은 감사를 드리고....

함께 걸으신 좋은님들 반가웠읍니다.

앞으로도 아름다운 산행 이어나가시길 바라면서 부족한 산행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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